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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찰 성매매 단속건수 4년 연속 ‘내림세’
서울 관서별 성매매 단속건수는 4년 연속 내림새다. 2017년 경찰 인사제도 변경 직전 성매매 단속 실적이 포함된 생활질서확립 ‘특별승진’이 있었던 2016년에 2666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7년 1719건, 2018년 1322건 등으로 줄었다. 중부·용산경찰서 등 8곳을 제외한 24곳 관서별 성매매 단속 실적은 일제히 두자릿수 이상 감소했다.
작년 성매매 단속 실적이 전년 대비 3분의 1 이상 줄어든 것은 코로나19로 유흥시설 등 대상 업소가 사실상 영업 중단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방역 당국은 작년 3월부터 유흥시설 등을 통한 코로나19 집단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영업금지·제한을 명령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으로 행정명령 이행 여부 점검 활동에 경찰 인력이 지원되면서 성매매 단속·수사 등 정책과제 추진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도 성매매 단속이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한다. 경찰청 ‘2020년 자체평가 결과보고서’를 보면, 총 50개 주요 관리 과제 중 성매매 단속을 포함한 ‘기초치안 확보로 생활 속 질서 확립 과제’ 부분을 ‘미흡’ 이하로 평가했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유흥시설 점검으로 인한 성매매 등 불법행위 예방 활동을 과제 지표로 선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작년 ‘오프라인’ 단속이 코로나19에 따른 유흥업소 영업정지로 줄어든 측면이 있었다 하더라도, 반대급부로 성행한 ‘신종 성매매’ 단속에 미흡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에서 은밀하게 이뤄져 단속이 쉽지 않은 채팅 앱을 통한 성매매나 리얼돌을 대여해주는 리얼돌 체험방과 관련한 신·변종 성매매가 성행했기 때문이다.
특히 리얼돌 체험방은 대법원이 2019년 6월 ‘리얼돌 수입통관 보류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한 이후 정식 수입이 허가되면서 우후죽순으로 늘고 있다. 현행법상 리얼돌 체험방은 인근 학교로부터 200m 이내인 ‘교육환경 보호구역’만 아니면 영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주민과 학부모 사이에서 성인식 왜곡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초등학생 자녀 둘을 둔 회사원 A(45)씨는 “일반 상가 사이에 리얼돌 체험방이 버젓이 있어 아이들이 리얼돌이 뭐냐고 물어보는데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다”며 “요즘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도 조숙하지 않나, 왜곡된 성인식을 갖게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실제 온라인상에서 낯뜨거운 사진을 걸어놓은 채 리얼돌 체험방을 홍보하며, 호객하는 경우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거리에는 ‘VR 체험관’, ‘힐링돌’ 등 간판을 걸고 영업하는 리얼돌 체험방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편 경찰청은 7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리얼돌 체험방 온·오프라인 광고와 용도·시설 미변경 등 불법행위 단속에 나섰다. 경찰청 관계자는 “리얼돌 체험방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청소년들의 성인식 왜곡을 막기 위해 간판, 광고물, 건축 등 불법행위를 단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