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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국내·외 단말기 출고가 비교가 '달갑지 않은' 사람들

김현아 기자I 2018.04.20 16:26:43

이통사·제조사가 자료 제공안해…KISDI(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홈페이지 보고 취합
공시주기 한계에 홈페이지 관리 부실 우려…이통사·제조사 제대로 협조해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5월부터 국내에서 팔리는 삼성전자,LG전자,애플의 단말기 11개 기종(고가 단말기 8개, 중저가 단말기 3개)의 출고가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어떤지 비교한 자료를 한 달에 한 번 공시하기로 했다.

방송통신 이용자 포털 ‘와이즈유저’, 방송통신위원회 홈페이지, 통신요금정보포털 ‘스마트초이스’에 들어가면 단말기별로 출고가를 볼 수 있다.

비교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총 17개국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국내총생산(GDP), 인구수 등을 고려해 15개 국가를 정했고 주요 단말기 시장인 중국까지 포함했다.

비교 대상은 ▲갤럭시S8(64GB), 갤럭시S9(64GB), 갤럭시 노트8(64GB),노트8(64GB),G6(32GB), V30(64GB), 아이폰7(32GB), 아이폰8(64GB), 아이폰X(64GB) 등 고가단말기와 ▲갤럭시A5(2017), 갤럭시A8, 갤럭시J5(2017) 등 중저가 단말기다.

방통위가 국가예산을 들여 ‘휴대폰 국내·외 출고가 비교’에 나선 것은 소비자들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해 합리적인 단말기 소비를 돕기 위함이다. 제조사의 단말기 출고가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정책 의지도 담겼다.

하지만 사업자들(이통사·제조사)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

20일 방통위 사무처는 방통위 상임위원들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하면서 “제조사도 그렇고 이통사도 그렇고 출고가가 공개되는 부담을 밝혔다”면서 “그렇지만 시민단체 전문가들이 출고가 인하라는 대의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설득해 동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통사·제조사가 자료 제공안해…KISDI가 홈페이지 보고 취합

마지못해 동참해서일까. 이통사나 제조사가 ‘휴대폰 국내·외 출고가 비교’를 도맡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직접 자료를 주지 않는다.

KISDI연구원들이 매월 둘째 주에 이통사나 제조사 등의 홈페이지에 공개되는 자료를 취합해 가격 정보를 조사한 뒤 다음 달 첫째 주에 공시하는 구조다.

◇공시주기, 홈페이지 관리 부실 우려…이통사·제조사 제대로 협조해야

하지만 이처럼 ▲1달에 한 번 공시된다는 점과 ▲이통사 홈페이지 자료를 기초로 한다는 점은 걱정을 낳는다.

일단 매월 첫째 주에 발표한 출고가 내용이 지금 현재와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간상의 한계다.

실제로 5월 정식 오픈 전 방통위가 공개한 자료를 두고서도 논란이 일었다.

방통위는 2017년 5월11일, 2017년 5월 7일, 2018년 3월 16일 등 세 차례 조사를 통해 ‘갤럭시S8(64GB)의 출고가가 우리나라는 93만5000원으로 전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지막 조사시점인 3월 16일 기준으로 이미 ‘20만 원’ 정도 인하한 캐나다, 독일, 스페인,스웨덴, 미국과 다르다고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하지만 방통위 조사 직후 ‘2018년 4월 1일’ 삼성전자와 이통3사가 79만9700원으로 갑자기 내리면서 되려 ‘방통위 조사가 부정확한 것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다른 나라에 비해 ‘늑장 인하’이고, 방통위 조사가 갤S8 출고가 인하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의심이 들지만 ‘우리는 당당하다’는 분위기마저 풍긴다.

갤럭시S8
KISDI 연구원들이 통신사 홈페이지 등에서 가격 정보를 긁어올 수밖에 없다는 점도 걱정이다.

통신사업자연합회가 운영하는 ‘스마트초이스’ 사이트에선 이날 오전까지 갤럭시S8의 출고가가 SK텔레콤의 경우 93만5000원으로 돼 있었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몇 시간 뒤 79만9700원으로 바꾸긴 했지만, 전국민이 검색하는 통신요금정보포털인 ‘스마트초이스’의 관리 부실이 자칫 방통위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국내·외 단말기 출고가 비교’의 신뢰성을 낮출까 걱정된다.

이통3사와 제조사들은 비록 원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국내·외 단말기 출고가 비교’에 제대로 협조해야 할 것이다.

2018년 4월 20일 오후 1시경 통신사업자연합회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감독아래 운영하는 ‘스마트초이스’에 표시된 갤럭시S8(64GB)출고가 표시. 논란이 커지자 93만5000원을 몇 시간 뒤 79만9700원으로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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