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등에 따르면 최근 거래소 계정을 대여해줬다가 피해를 입고 범죄에 연루되는 문제가 잇따르고 있다.
◇신규 막힌 거래소, “잠깐만 빌려줘”에 ‘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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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자 기존 가입자의 계정을 대여하려는 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실명 거래가 어려운 이들이 암암리에 은행 계좌를 대여하는 ‘대포통장’과 비슷한 방식으로, 기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대여자에게 알려주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런 과정에서 실제 은행계좌까지 이어지는 금융사기범죄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연루될 수 있다는 점이다. 암호화폐 거래를 위해서는 우선 거래에 필요한 대금을 예치 계좌에 넣어두고 이를 바탕으로 거래하는 방식을 취한다. 단순히 계정만 빌려주는 차원을 넘어 가입자 본인의 계좌까지 연결되기 때문에 대포통장을 제공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은행 계좌에 대한 출금제한 조치는 물론 경찰 등 관계 당국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해야 하는 경우나 범죄세력과 연계되는 위험까지도 우려된다.
◇학생·전업주부 등 노려..범죄 연루될 수 있어
업비트와 경찰이 접수한 피해사례를 토대로 재구성한 사례를 보면 피해자들은 △교통사고 피해로 구직 상태였거나 △출산으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경우 △암호화폐 자산 투자위탁(커스터디) 서비스를 사칭하는 경우 등 다양하다. 주로 절박한 이들을 노려 ‘알바’라는 식으로 접근하거나, 고수익을 보장하며 일시적인 조치라는 식으로 둘러댄다.
특히 학생이나 전업주부 등 상대적으로 사회경험이 적고 금융이나 IT 지식이 적은 이들을 노리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는 “업비트는 검증되지 않은 서비스를 이용하여 회원에게 피해를 끼치거나 허위·과장 광고를 이용하여 투자자를 유인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회원에 대하여 계정을 정지하고 별도의 소명 자료를 요청”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의심되는 경우 경찰 등에 고소·고발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이상행위를 접하는 즉시 업비트 고객센터나 수사기관에 신고할 것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특정 암호화폐의 이름을 이용한 공동 마케팅이나 네트워크 마케팅의 경우에도 다단계 사기일 확률이 높은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는 “최근 비트코인 시세가 급등하는 등 시장이 활기를 띄면서 부작용도 불거지고 있다”며 “신중하게 관련 내용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