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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회 대산문학상 수상작가로 선정된 나희덕 시인(시 부문)과 한기욱 평론가(평론 부문)가 상금의 사용 출처를 묻자 이같이 말했다. 한강 작가(소설 부문)는 멋쩍어하면서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웃었다.
대산문화재단은 9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30회 대산문학상 수상자로 시인 나희덕, 소설가 한강, 평론가 한기욱 씨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수상작은 시집 ‘가능주의자’,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평론 ‘문학의 열린 길’이다.
번역 부문은 황정은 작가의 소설 ‘백의 그림자’(Cent ombres)를 불어로 번역한 한국화 씨와 사미 랑제라에르 씨에게 돌아갔다. 현재 해외에 머물고 있어 이날 행사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대산문학상은 수상자에게 부문별 상금 5000만원과 함께 양화선 조각가의 청동조각작품 상패 ‘소나무’를 수여하는데, 국내 문학상 가운데 상금 규모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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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부문은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가 뽑혔다. 심사위원단은 “광주 5.18 민주화운동과 제주 4.3 사건을 잇고 뒤섞으며 지금 이곳, 선혈의 시간을 온몸으로 애도한다”고 평했다. 한강은 “최근 1년 넘게 글을 못쓰고 있었다. 이 상을 주신 것이 ‘이제 그만 쉬고 글을 열심히 써보라’는 말 같아서 다시 마음을 잘 모아서 아침마다 책상으로 가서 글을 쓰는 하루를 회복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했다.
한기욱의 평론집 ‘문학의 열린 길’(창비)은 동시대 문학공간과 문제적 문학에 대한 비평적 대화를 끈질기게 추구해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기욱은 “시, 소설, 희곡은 창작의 영역으로 문학의 필수 부문이지만 번역과 평론도 없어서는 안 될 분야”라며 “대산문학상이 이를 알아봐 준 것이 상당히 신선했고 제 글의 미덕을 알아봐 준 것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대산문학상은 ‘민족 문화 창달’과 ‘한국 문학의 세계화’라는 대산문화재단의 설립 취지에 따라 1993년부터 매해 시, 소설, 희곡, 평론, 번역 등 5개 부문(희곡과 평론은 격년제)을 시상해온 종합문학상이다. 시·소설 심사대상작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단행본으로 출간된 문학작품이며 평론은 지난 2년, 번역은 지난 4년간 출간된 작품이다. 시상식은 다음달 1일 서울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 매화홀에서 대산문화재단 30주년 기념식과 함께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