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은 22일(현지시간) 개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금리를 4.75~5.00%로 25bp 올렸다. 지난 2007년 9월 이후 15년여 만에 가장 높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금리를 올린 이후 불과 1년 만에 475bp 인상했다. 연방기금금리(FFR)를 기준금리로 채택한 1990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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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연준은 올해 최종금리 전망치를 5.1%로 제시하면서, 인상 사이클에 막바지에 다다랐음을 시사했다. 오는 5월 FOMC 때 한 번 인상한 이후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최근 은행권 위기까지 감안한 조치로 읽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물가 안정 없이는 경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며 인플레이션 대응이 가장 큰 과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시장 일부에서 나오는 연내 금리 인하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그러나 “이번에 금리 인상 중단을 고려하기는 했다”며 고민이 컸음을 드러냈다. 특히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에 대해서는 “은행 시스템 전반에 있는 리스크가 아니다”라면서도 은행권 위기로 인한 경기 악영향 가능성은 우려했다. 은행 위기가 신용 요건 강화와 대출 감소로 이어져 경제 활동을 제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뉴욕증시는 연준이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제히 반등했지만,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전날과 달리 “모든 예금을 보호하는 ‘포괄 보험’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발언하면서 장 막판 급락했다. 코스피 지수는 23일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이 부각되면서 전 거래일대비 0.31% 오른 2424.48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9.4원 급락한 1,278.3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14일(1269.4원) 이후 한 달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편 연준의 이번 금리 인상으로 한국(3.5%)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는 기존 125bp에서 150bp로 확대됐다. 이는 2000년 5월(150bp) 이후 최고치다. 미국발 금융시장 불안까지 고려하면 한국은행이 다음달 한번 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