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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액공제 대신 현금수령으로 가닥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8월 IRA를 제정하며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이하 AMPC)라는 보조금 제도를 도입했다. AMPC는 태양광과 풍력발전, 배터리 등 주요 제품의 제조를 미국에서 할 경우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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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액공제는 말 그대로 세금을 줄여주는 것으로, 이 경우 순이익에 적용되는 법인세(세율 21%)에만 그 효과가 반영되는 한계가 있다. 순이익 규모가 적을 경우에는 실제 내야 할 법인세보다 혜택규모가 더 클 가능성도 존재한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이 보조금을 현금으로 수령하면 막대한 영업이익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유력한 방안으로는 보조금을 현금으로 받은 뒤 이를 매출원가에서 차감 반영하는 방법이 꼽힌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체의 경우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빼고 그 뒤에 판매 및 관리비를 제외해 영업이익을 산출한다. 현금으로 받는 보조금 규모만큼 매출원가에서 차감한다면 자연스레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세부규칙이 확정되면 IRA에 따른 재무 영향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자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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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최근 미국의 태양광 모듈 1위 업체 퍼스트솔라는 AMPC 효과로 올해 매출총이익(매출액-매출원가)이 지난해 3%에서 올해 30%를 상회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사실이 알려진 뒤 퍼스트솔라의 주가는 30%포인트 가까이 상승하기도 했다. 보조금을 현금으로 수령해 영업이익을 개선하는 효과를 시장에서도 긍정적으로 본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2026년까지 배터리 생산 규모는 293GWh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 애리조나에 7조2000억원을 투자해 원통형 배터리와 ESS(에너지저장장치)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하며 총 7개의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됐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생산규모가 늘어나는 만큼 보조금 혜택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2025년까지 약 10조원 규모의 이익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 상황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물론 한화솔루션 등 태양광 업체들도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다만 확실한 혜택 규모는 오는 30일 미 재무부가 발표할 예정인 IRA의 세부규정에 따라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세부규정이 발표되면 정확히 혜택규모를 추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