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에는 12개의 뇌신경이 있는데, 청신경종양은 귀 안쪽과 뇌를 연결하는 제8뇌신경에 생기는 종양을 말하며, ‘청신경초종’이라고도 불린다. 전제 두 개내 종양의 8~10%를 차지하며, 소뇌교각부 종양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으로 발전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천천히 진행되기에 자각증상을 느끼기 쉽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일단 종양이 커지면 뇌의 소뇌교각 부위를 압박하여 몸의 평형감각과 운동조절기능 장애, 청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주로 30세 이후의 성인에게서 발생하며, 여성이 남성에 비해 3 대 2의 비율로 발생률이 높다. 초기증상은 일측성으로 진행되는 감각신경성 난청과 이명이며, 순음청력역치에 비해 어음판별치가 감소하는 것이 특징이다.
청신경종양은 대부분 전정신경을 둘러싸는 막에서 발생하며 이 종양이 커지면 전정신경을 압박해 현기증이나 평형장애가 나타난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은 종양이 서서히 자라는 속성으로 인해 뇌의 보상작용을 통해 심한 어지럼증 평형장애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종양이 내이도 안의 신경부분에 생기면 귀울림, 현기증, 청력감소와 안면마비 등의 다양한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한편, 종양이 내이도 밖에 생기는 경우는 종양이 커질 때까지 특별한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또한 갑자기 청력이 떨어지는 돌발성 난청 환자의 1%에서 이러한 청신경 종양이 발견되기도 하므로, MRI 등을 통한 정밀검사가 권장되기도 한다.
청신경종양은 보통 1~2년 안에 급속하게 커지기보다는 수년에 걸쳐 서서히 커지는 경향을 보이며, 나이가 많은 경우나 종양의 크기가 크지 않은 경우는 MRI를 정기적으로 촬영하여 크기의 변화 및 다른 증상의 동반 여부를 추적관찰(wait & scan) 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많은데, 수술적 치료와 방사선치료로 나뉘며, 종양의 크기와 위치, 남은 청력의 정도, 환자의 연령 등을 고려하여 선택해야 한다.
한쪽의 청력이 떨어지면서 이명 및 어지럼, 현기증 균형감각의 상실 등이 동반되거나, 갑자기 청력이 떨어지는 경우, 이러한 증상과 동반한 안면마비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에는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여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최준 고려대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청신경종양은 빨리 발견한다면 청력의 보존 가능성 및 치료의 선택의 폭이 넓지만, 제때 치료하지 못해 종양이 심각하게 커질 경우 청력손실과 이명, 평형장애 등이 영구적으로 지속될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종양이 뇌간을 압박하여 생명에 지장을 줄 수도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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