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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디스크, "10~20세대라고 해서 비켜가지 않아요"

이순용 기자I 2020.10.16 16:32:54

허리디스크 환자 10명 중 1.15명이 40대 이하
연령층 상관없이 주의해야 할 ‘국민병’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오래 앉아있기 어려워요”, “가만히 있어도 다리가 저려요”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이 아닌 10·20세대 입에서 나오는 말이다. 돌까지 씹어 먹을 나이라 할 정도로 튼튼해야 할 이들이 왜 허리통증을 호소하고 있을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허리디스크 환자는 206만 3806명으로 2015년 189만 688명보다 9.15% 늘어났다. 통계에서도 알 수 있듯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생활하는 현대인에게 허리디스크는 이미 국민병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허리디스크 환자 연령대가 생각보다 폭 넓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공개된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40대 이하 젊은 허리디스크 환자 수는 총 238,442명에 달했다. 30~39세는 137,056명, 20~29세는 84,067명이었으며 10~19세는 17,057명, 0~9세는 262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허리디스크 환자 가운데 10명 중 1.15명이 40대 이하인 셈이다.

허리통증은 노화뿐 아니라 잘못된 자세, 과격한 운동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장시간 앉아 공부를 하는 수험생, 사무직 직장인 등 비교적 젊은 사람도 허리디스크로부터 안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디스크탈출증으로도 불리는 ‘허리디스크’는 우리 몸을 지탱하는 척추에 발생하는 질환 중 가장 흔한 병이다. 디스크 섬유테가 부풀어 올라 뒤로 밀려 나오거나 섬유테가 찢어지면서 수핵이 튀어나와 신경을 누르면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주로 제4번과 제5번 요추 사이에서 자주 발생하며, 그다음으로 제5번 요추와 제1번 요추 사이에 많이 발생한다.

허리디스크는 엉덩이에서 발까지 전기가 오르는 것처럼 찌릿하거나 쑤시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 또 다리가 저린 것, 시린 것, 무딘 것 같은 이상 감각도 허리디스크에 의해 관찰되기도 한다.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와 대소변 장애, 운동신경 마비가 생기는 사례도 있다. 따라서 증상이 심해지기 전 척추 클리닉에 방문해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디스크 치료는 환자의 증상과 MRI 및 방사선 검사 결과, 의사의 소견 등을 토대로 결정하게 된다. 많이 진전되지 않은 초기 허리디스크 환자라면 약물 투여, 물리치료, 주사 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도한다.

만약 보존적 치료로 허리디스크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신경성형술, 디스크내성형술, 풍선성형시술 같은 시술을 진행한다. 신경성형술이란 가느다란 관을 통해 약물을 주입하여 염증을 완화시키고 유착된 신경을 풀어주는 시술이다. 허리디스크를 비롯해 척추관협착증, 척추전방전위증 등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다.

IDET 디스크내성형술은 직경 1mm 이내 주사바늘을 디스크에 삽입한 뒤 저온의 고주파를 쏴 요통을 전달하는 신경을 차단함으로써 통증을 줄여준다. 나이가 젊고 수술할 정도로 허리디스크가 심하지 않은 경우 더 효과적이다. 끝으로 풍선성형시술은 터진 디스크 부위에 풍선성형술 카테터를 가져가 좁아진 신경을 넓히면서 통증을 호전시킬 수 있다. 시술로도 허리디스크가 나아지지 않을 때에는 UBE(양방향 내시경척추신경감압술) 같은 내시경 수술 치료도 고려할 만하다.

세란병원 척추센터 장한진 과장은 “앉아 있는 시간이 긴 경우 자세가 흐트러지기 쉽고, 나쁜 자세가 허리에 무리를 줘 허리디스크 같은 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라며 “10·20세대의 경우 ‘잠깐 쉬면 낫겠지’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과거와 달리 젊은 층에서도 쉽게 발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안심은 금물”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장 과장은 “허리 질환이라 하면 수술을 떠올리며 지레 겁먹는 환자도 있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 시술 치료로도 호전되는 경우가 많으니 풍부한 임상 경험을 쌓은 의료진과 본인에게 맞는 치료법을 모색해보기를 권한다”라고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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