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조용한 창립기념식..내부 공연 취소·‘이태원 참사’ 희생자 묵념(종합)

김응열 기자I 2022.11.01 15:08:35

회장 승진 이재용, 1일 창립기념식 불참…별도 메시지도 없어
삼성전기·삼성디스플레이도 행사 축소, 대표이사 기념사만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이데일리 DB)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009150) 등 삼성의 전자계열사들이 1일 창립기념일을 맞았지만 ‘이태원 참사’를 고려해 조용하게 기념식을 치렀다. 10년만에 승진한 이재용 회장도 행사에 참석하거나 별도의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1일 삼성전자는 경기도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창립 53주년 기념 창립기념일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 등 경영진과 임직원이 참석했다.

한 부회장은 기념사에서 “어려울 때일수록 진짜 실력이 발휘된다”며 “삼성전자의 저력과 도전 의지를 바탕으로 또 한 번 새롭게 변신하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가자”고 다짐했다. 특히 한 부회장은 한계 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새롭게 성장하고 고객 중심으로 핵심 경쟁력을 재정의하며 지속가능경영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소통과 일하는 방식을 바꾸어 나갈 것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아울러 “새로운 기회 영역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메타버스 등에서 미래 라이프스타일을 바꿀 신사업 기회를 창출해 성장 모멘텀을 확대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장기적 안목을 바탕으로 친환경 기술 혁신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미래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자”며 “선구적인 준법정신과 문화가 삼성전자의 기본 가치로 자리잡도록 적극 동참해 달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창립기념일 행사를 조촐하게 지냈다. 올해는 이태원 참사로 국가 애도기간이 선포된 점을 고려해 엄숙한 분위기로 조용히 보냈다. 기존에는 내부 축하 공연이 계획돼 있었으나 이를 취소하고, 이태원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으로 기념식을 시작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 부당합병 의혹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당초 재계 안팎에선 지난달 27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회장으로 승진한 이재용 회장이 행사에 참석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왔다. 삼성전자의 최고 경영자라는 상징성이 강화된 만큼,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 ‘뉴 삼성’의 비전과 메시지를 제시하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사면 이후 계열사를 방문하고 국제기능올림픽에 참석해 국내 선수단을 격려하는 등 광폭행보를 보인 점도 이 같은 예측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이날 행사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별도의 메시지도 없었다. 이 회장은 지난 2019년 창립 50주년 기념식 때는 영상 메시지를 전한 적이 있지만 그 외에는 창립기념 행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49주년을 맞은 부품계열사 삼성전기도 기념행사를 대폭 축소했다. 당초 삼성전기 역시 내부 축하 공연 등을 계획했으나 장덕현 대표이사 사장과 경영진, 일부 임직원만 참석해 간소하게 기념식을 열었다. 삼성전기도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며 기념식을 시작했다.

기념사에 나선 장 대표는 삼성전기의 발자취와 앞으로의 회사 비전을 임직원들에게 설명하며 과감한 도전을 바탕으로 초일류 부품회사가 되자고 당부했다. 장 대표는 “삼성전기의 3대 사업이 앞으로 산업을 이끄는 첨단 기술에 반드시 필요한 분야가 될 것”이라며 “과감한 도전을 통해 핵심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전문가로 성장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고, 변화하는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 시장 성장을 뛰어넘는 발전으로 ‘초일류 테크(Tech) 부품회사’에 한걸음 더 나아가자”고 말했다.

삼성전자, 삼성전기와 창립기념일을 함께 맞은 삼성디스플레이는 별도의 행사 없이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의 사내 방송으로 기념식을 대신했다. 최 대표는 “디스플레이로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생각으로 꿈을 펼치고 상상하는 모든 것에 도전하자”며 “앞으로도 글로벌 1위 자리를 지키며 직원들의 성장을 이끌고 미래 인재들이 함께 하고 싶어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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