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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수정으로 애 낳았더니…남편 “내 애 맞아? 인정 못해”

김소정 기자I 2021.03.29 14:30:27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A씨는 결혼 7년 만에 남편 B씨와 아이를 갖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임신은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A씨 부부는 병원을 찾아갔다. B씨는 무정자증 진단을 받았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듬해 A씨는 인공수정으로 아들을 출산했다. 이후 A씨는 직장을 그만뒀다. 아이가 두 돌되던 해 B씨는 갑자기 이혼을 요구했다.

B씨는 “나는 인공수정에 동의한 적 없다. 누구 아이인지 알 수 없는 아이를 내 아이로 인정할 수 없다. 양육비도 줄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 A씨 부부의 경우 이혼이 가능할까?

민법에 따르면 혼인성립의 날로부터 200일 후에 출생하거나 혼인관계가 종료한 날로부터 300일 이내에 출생한 자녀는 혼인 기간 중에 남편의 아이를 임신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선영 변호사는 29일 YTN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에서 “이 경우에도 민법 규정에 따라 혼인이 성립된 날로부터 200일 후에 태어난 아기이기 때문에, 당연히 법률상으로는 남편의 아이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편의 아이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혼 소송을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A씨 부부와 비슷한 사례는 많다. 김 변호사는 “인공수정에 관한 동의서 등이 명백하게 남아있지 않아 그 부분을 이용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은 동의서 작성 등 명백한 증거가 없더라도, 인공수정에 동의했다고 볼만한 전반적인 정황이 인정되면 친생 추정을 부인할 수 없는 것으로 명시했다”라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예를 들어 남편이 인공수정 자녀라는 사실을 알면서 출생신고를 하거나 인공수정 자녀 출생 이후 상당 기간 동안 실질적인 친자관계를 유지하면서 인공수정 자녀를 자신의 자녀로 알리는 등 사회적으로 보아 친자관계를 공시·용인해 왔다고 볼 수 있는 경우 친생 추정이 된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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