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하반기에서 2022년 상반기 전셋값 폭등기 계약이 올해 하반기 끝나면서 시장에 본격적으로 쏟아질 전망이다. ‘역전세’를 버티지 못한 집주인이 대거 집을 내놓으며 내년 하반기까지 아파트 매도 물량이 급증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하반기 역전세 상황 속에서 매물 증가에 따른 집값 하방 압력이 더욱 거세지면 부도난 은행에서 돈을 빼 가는 뱅크런처럼 세입자가 전세시장을 떠나는 ‘전세런’ 현상이 하반기 부동산 시장을 강타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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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 18일 기준 6만4560건으로 올해 초 이후 27.8% 늘었다. 서울은 전국 시·도 중에서도 매물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정부의 1·3대책을 발표한 이후 4만9774건에서 지속적으로 증가추세를 보이더니 6개월여 만에 1만5000건 가량 증가했다. 서울 강남구는 연초 이후 4054건에서 5922건으로 46%가량 증가했다. 서초구 또한 같은 기간 3220건에서 4603건으로 42.9% 늘었다. 서울 아파트 거래가 늘어나고 집값이 반등하자 매도 적기로 보고 집을 내놓는 집주인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1월 1417건, 2월 2458건, 3월 2984건, 4월 3187건, 5월 3018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급매물 소진 이후 매수자와 매도자 간 집값에 대한 가격 격차가 커 시장에 매물이 쌓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역전세난으로 매물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2년 새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기존에 계약했던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자 집주인이 내놓는 매물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올해 입주물량은 36만2609가구로 지난해 대비 9%가량 늘어나면서 집값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서울의 입주물량은 2만6499가구로 지난해 대비 9.2%가량 증가했다. 입주물량이 늘면서 전셋값을 끌어내리고 이는 다시 집값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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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움츠렸던 시장이 고개를 들더라도 반등의 속도를 내긴 어렵지 않겠냐고 전망한다. 서울 집값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섣불리 추세로 이어지지 못하는 이유가 역전세와 쌓여 있는 입주 물량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세 계약 중에서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지난 4월 기준 52.4%로 2022년 1월 25.9%와 비교해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역전세 위험 가구수는 전국적으로 102만6000호에 이르는데 금액으로 보면 현재 전셋값 대비 평균 7000만원 하락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더블딥’(일시적 회복 후 다시 침체되는 현상)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량이 소폭 늘거나 하락폭을 둔화한 것을 두고 ‘데드캣바운스(큰 폭으로 내리다가 잠깐 반등하는 상황)’였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역전세’를 버티지 못한 집주인이 대거 집을 내놓으며 내년 하반기까지 아파트 매도 물량이 급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쉽게 말하자면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평균 7000만원이상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다”며 “지난 2월 전셋값을 기준으로 앞으로 큰 변동이 없다면 역전세 문제는 내년 3분기까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들어 증가세로 돌아선 매도 물량 추이에 대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은 “부동산 거래가 소폭 늘었고 서울 집값은 반등하고 있지만 매물이 늘고 하반기 특정지역 위주로 입주가 많아져 집값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역전세 우려와 맞물려 강남, 서초 등 입주가 많은 지역 위주로 가격이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