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서울 홍대 인근에서 모임을 마친 이모(28세)씨. 이씨는 거리에서 꼬박 밤을 새울 뻔 했다. 모임 후 택시를 잡으려 했지만 지나가는 빈 택시가 없을뿐더러 호출 앱도 반응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결국 택시가 잘 잡히는 곳을 찾으려 1시간 가까이 걸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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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 따르면 거리두기가 해제된 첫날 심야시간(24~02시) 택시 이용 건수는 총 6만936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오후 9시 영업제한’이 시행 중이었던 지난 2월 둘째주와 셋째주 같은 요일 평균치인 3만5346건과 비교해 96.2% 증가한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택시 영업대수 증가율은 62% 느는 데 그쳤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택시 기사 부족이 꼽힌다. 실제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이전인 2019년 1월 법인택시 기사 수는 3만1130명이었는데 지난달 말에는 2만640명으로 1만 명 이상 줄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탄력요금제 도입이 해결책으로 언급된다.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에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낮은 수입 때문에 택시업계를 떠난 기사들을 다시 불러들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기사들도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탄력요금제가 도입될 경우 사실상 택시 요금이 인상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어 시민들의 반발이 크다. 김태형(27세)씨는 “택시들의 ‘승객 골라태우기’ 문제도 택시 대란의 큰 원인일 것 같은데 굳이 요금 문제부터 손댈 필요가 있느냐”며 “요금 인상보다 택시들의 승차 거부 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