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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재고자산 규모는 51조6306억원이다. 같은 해 3분기 55조2560억원에서 6.5%에 해당하는 3조6254억원 줄어든 수치다.
이는 경기 불황이 본격화하기 직전인 2022년 2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당시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은 52조922억원이었고 같은 해 3분기에 57조원을 웃도는 정도로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재고자산의 제품별 규모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D램 재고가 큰 폭 개선됐다고 강조한 만큼 줄어든 재고의 대부분은 D램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 역시 재고 감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은 13조481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기보다 1조4670억원 줄었다. 지난해 3분기에도 전분기 대비 1조4720억원의 재고를 줄였는데 2개 분기 연속으로 1조원 넘는 재고 감소에 성공했다.
◇맞춰지는 수급 균형…반도체 수출도 ‘점프’
메모리 3사가 공급을 줄이는 가운데 고객사들의 메모리 재고 비축 수요가 겹친 영향이다. 메모리 업체들은 인공지능(AI) 수혜로 DDR5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늘어나는 중에도 기존 DDR4 등 레거시 제품의 감산을 1년 넘게 지속하고 있다. 메모리 수급 균형이 맞춰지면서 스마트폰이나 PC 고객사들은 가격이 오르기 전 구매를 서두르고 있다.
실제 반도체 수출은 활기를 띠고 있다. 관세청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의 수출액을 집계한 결과 반도체 수출액은 27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2%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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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여전…“AI 응용처 확산이 메모리 성장 가를 요인”
업황 반등의 신호가 감지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레거시 메모리 중심의 감산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홍해 리스크, 여전한 고금리 기조 등이 경기 회복을 늦춰 전방산업이 단기간 내에 살아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경기 사이클을 고려하면 올해 3~4분기부터는 전방 수요 회복에 따른 메모리 호황기가 올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선 미국이 기준금리를 하반기쯤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3년이 지난 만큼 당시 늘어난 IT 제품 구매의 교체 수요도 다가오고 있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경기 사이클과 더불어 코로나 때 폭발했던 디바이스 구매의 교체주기가 오고 있다”며 “전방산업과 메모리 수요가 점차 상승 국면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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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HBM 등 새로운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꾸준히 늘어난다면 반도체 회복의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AI 서비스를 도입하는 응용제품들이 AI폰 이외에 다른 분야에서 얼마나 많이 나올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범진욱 서강대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한동안 HBM 제품이 메모리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레거시 메모리의 증산 가능성은 당분간 크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