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앤디리츠, SK디앤디 유상증자마저 '물거품'…브릿지론 570억 전액 차환

김성수 기자I 2023.05.30 15:59:05

유상증자 안건 ''특별결의 의결정족수 미달''로 부결
다음달 22일 브릿지론 570억 만기…CB 발행 취소
유상증자로 조달하려던 100억, 리파이낸싱에 포함
"최대한 경쟁력 있는 금리로 브릿지론 만기 대비"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디앤디플랫폼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디앤디플랫폼리츠)가 브릿지론 570억원 상환을 위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하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해당 안건이 ‘특별결의 의결정족수 미달’로 부결돼서다. 이에 회사는 브릿지론을 전액 리파이낸싱(차환)하는 쪽으로 틀었다.

회사는 브릿지론(주식담보대출) 및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최대한 경쟁력 있는 금리로 다음달 22일 만기인 브릿지론 차환에 대비할 예정이다.

◇ 유상증자 안건 ‘특별결의 의결정족수 미달’로 부결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열린 디앤디플랫폼리츠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디앤디플랫폼리츠의 스폰서 SK디앤디 대상) 안건이 ‘특별결의 의결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상법에서 규정하는 특별결의 의결정족수는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을 둘 다 만족해야 한다. 그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디앤디플랫폼리츠는 SK디앤디가 스폰서인 오피스·물류센터 리츠다. 보유한 기초자산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오피스 ‘세미콜론 문래’ △경기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상·저온 복합물류센터 ‘백암 파스토 1·2센터’ △일본 가나가와현 ‘아마존 재팬 일본 허브 물류센터’다.

디앤디인베스트먼트가 보유 중인 자산 내역 (자료=지난 19일 디앤디인베스트먼트 공시 일부 캡처)
종전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유상증자(약 100억원) 및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다음달 22일 57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 만기가 돌아오는데, 이를 상환하기 위한 자금 및 기타 부대비용으로 580억원을 조달해야 했기 때문이다.

앞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작년 6월 22일 570억원 규모의 1년 만기 브릿지론을 받았다. 브릿지론 대출기관은 특수목적회사(SPC) 키스플러스제십삼차(285억원), 신한투자증권(구 신한금융투자)이다. 금리조건은 5.20% 내외(대출금리 4.6%+대출취급수수료 0.6%)였다.

회사가 브릿지론을 받은 목적은 ‘파스토 용인2센터’를 기초자산으로 갖고 있는 자(子)리츠를 편입하기 위해서다. 이 자(子)리츠 이름은 디디아이백암로지스틱스2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백암로지스2호리츠)다. 백암로지스2호리츠는 매도자 엘비24호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회사로부터 이 자산을 작년 6월 24일 960억원에 매입했다.

다만 회사가 전환사채 발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10% 이상 급락했다. 이에 전환사채 발행에 따른 자본 확충 기대보다는, 낮은 전환가액으로 기존 주주의 지분이 희석될 우려가 더 커졌다.

디앤디플랫폼리츠의 최근 1년간 주가 추이 (자료=구글 파이낸스)
예컨대 신규 투자자들이 전환사채를 3800원대에 주식으로 전환하면 당초 5000원 공모가에 들어온 주주들의 지분율이 희석된다. 이에 회사는 전환사채 발행을 취소하고 해당 금액을 리파이낸싱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 “최대한 경쟁력 있는 금리로 브릿지론 만기 대비”

당초 이번 주주총회 안건은 △제1호 의안: 특수관계자에 대한 신주 배정 건 △제2호 의안: 전환사채 발행 건으로 총 2개였다. 하지만 회사는 제1호 의안만 다루는 쪽으로 변경됐다고 지난 10일 공시했다.

전환사채는 ‘미리 정해진 가격에 발행회사 보통주로 전환할 권리가 내재된 채권’이다.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회사는 투자자에게 해당 채권을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를 주는 대신 금리를 낮출 수 있고, 이에 따라 이자 부담도 줄일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임시 주주총회에서 1호 의안인 SK디앤디에 대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안건’마저 부결됐다. 특별결의 의결정족수에 미달돼서다. 당초 계획한 신주 발행가액은 보통주식 3295원, 배정주식수 303만4900주(1년간 의무보유)다. 이 둘을 곱하면 유상증자로 조달하려 했던 금액은 99억9999만5500원(약 100억원)이다.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조달하려 했던 금액을 리파이낸싱 물량에 포함하기로 했다. 회사는 브릿지론(주식담보대출) 및 회사채 발행 등 최대한 경쟁력 있는 금리로 다가오는 브릿지론 만기에 대비할 예정이다.

작년 말 기준 디앤디플랫폼리츠의 주주별 지분율은 △코람코주택도시기금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코람코주택도시기금리츠) 15.53% △삼성증권(코람코 공모상장예정 리츠일반사모투자신탁제19호 신탁업자) 9.32% △SK디앤디 9.32% △신한은행(이지스리츠포트폴리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1호 신탁업자) 3.71% △NH투자증권 3.13% △하나캐피탈 3.11% △KB증권(코람코공모상장예정리츠일반사모투자신탁제23호 신탁업자) 3.11% △기타(52.79%) 순이다.

이 중 코람코주택도시기금리츠는 코람코자산신탁 앵커리츠로, 국토교통부 산하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이 출자된 블라인드펀드다. 이 리츠의 경우 국토부 기금에서 블라인드 추가 출자를 받아야 한다. 또한 코람코자산운용이 행정공제회 등 다수 주주들 자금을 운용하는 펀드들도 여럿의 지분율을 다 합치면 약 13~14% 정도 된다.

디앤디인베스트먼트가 보유 중인 자산 내역 (자료=지난 19일 디앤디인베스트먼트 공시 일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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