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즈메이니아 호랑이는 호주 태즈메이니아 섬에서 서식한 코요테 크기의 육식 유대류 동물이다. 몸통에 호랑이와 유사한 검정색 줄무늬가 있어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19세기 유럽인들이 섬에 정착한 이후 가축을 잡아먹는 유해동물로 여겨지며 사냥을 당해 1936년 멸종됐다.
2018년 공개된 태즈메이니아 호랑이의 게놈(genome·유전체)에는 약 4%의 정보가 누락돼 있었다. 연구진은 이 공백을 다른 유대류 동물 ‘살찐꼬리두나트’(Fat-tailed dunnart)의 게놈 정보를 참고해 메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살찐꼬리두나트는 태즈메이니아 호랑이와 DNA의 95%를 공유할 정도로 유전적인 유사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패스크 교수는 “우리는 살찐꼬리두나트의 DNA에서 태즈메이니아 호랑이와 다른 부분을 파악 중”이라며 “DNA의 특정 부위를 잘라 편집하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사용하면 살찐꼬리두나트의 DNA를 태즈메이니아 호랑이와 유사하게 재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태즈메이니아 호랑이의 세포를 최대한 복원한 뒤 인공 배아를 만들어 살찐꼬리두나트의 자궁에 착상시킬 계획이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톰 길버트 덴마크 코펜하겐대 진화생물학 교수는 “살찐꼬리두나트는 태즈메이니아 호랑이보다 훨씬 작지만, 모든 유대류 동물은 쌀알만 한 작은 새끼를 낳으므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이 멸종위기동물을 관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패스크 교수는 “우리가 개발 중인 기술은 코알라 등 다른 유대류 동물들에게도 적용 가능할 것”이라며 “유대류 동물 보존을 위해 이보다 획기적인 방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