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민이 최근 ‘배달 시간’과 ‘배달팁(배달비)’로 음식점을 정렬해서 볼 수 있도록 앱을 업데이트했다. 소비자 편의성은 높였지만 일부 음식점주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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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배달 앱인 쿠팡이츠나 요기요가 빠른 배달을 앞세우면서 ‘속도전쟁’에 들어가자 배민이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또 최근 코로나19로 배달 수요가 급증하면서 배달비도 늘어나 이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배달비가 낮은 음식점을 찾는다는 것에 착안한 기능이다.
그런데 막상 음식점주들로부터 배민 업데이트는 ‘개악’이라는 불만이 쏟아졌다. 소비자들이 필터를 적용하면서 갑자기 주문이 줄었다는 것. 음식점주들이 배민에 광고비를 지급하고 있는데 광고비 지급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배민은 ‘울트라콜’과 ‘오픈리스트’ 2가지 방식의 광고 상품을 운영 중이다. 이중 울트라콜(월 8만8000원 정액제)은 실제 가게 위치와 상관없이 음식점이 ‘지정한 위치(깃발)’를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가게가 노출된다. 음식점들은 노출 빈도를 높이기 위해 소위 ‘깃발 꽂기’(여러 개의 울트라콜에 가입하는 것)를 하며 광고비를 부담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배달시간과 배달팁 순으로 음식점을 선택하면 이런 광고가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것.
서울 은평구에서 배달음식점을 하는 A씨는 “필터로 검색해도 기존 광고(울트라콜)는 기능이 있는 것인지 어떤지 사전에 설명도 없었다”며 “앱이 바뀌면 그에 따라 주문이 민감하게 달라지는데 어떻게 사전 고지가 없을 수가 있나”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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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음식점을 운영하는 C씨도 “배달팁은 음식점주와 소비자가 나눠서 부담하는 것인데, 소비자 부담을 줄인다고 음식점주가 다 부담할 수가 없다. 그러면 남는 게 없다”며 “결국 배달팁이 낮아 보이게 하는 대신 음식가격을 티 나지 않게 올렸다”고 말했다.
빠른 배달 또한 직접 배달하거나 배달음식을 하나씩 배차하는 등 음식점주의 부담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서울 서대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D씨는 “배달 속도 경쟁을 하게 된다면 배달원들의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아한형제들은 도입 초기에 있을 수 있는 혼란일 뿐. 장기적으로는 음식점주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필터 기능을 추가한 것은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빠르게 배달하고, 배달팁을 적게 받는 음식점주들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되고, 광고비 의존도는 낮아지기 때문에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