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는 4분기에도 전기차와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이 전통적 성수기로 접어들면서 실적 호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내년부터 시행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해 법안에서 요구하는 배터리 핵심광물과 부품 수급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실적 호조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소재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회사 측은 분석했다.
사업별로 보면 에너지 부문의 3분기 매출은 4조83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4%, 전분기 대비 18.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8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0.2%, 전 분기 대비 98.0%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0.0%를 기록했다.
중대형 전지 실적은 전 분기보다 크게 개선됐다. 자동차 전지는 프리미엄급 전기차의 견조한 수요 속에 젠5(Gen.5) 등 고부가 제품 판매를 확대하면서 매출이 늘었고 수익성도 높아졌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는 원자재가 상승분을 판가에 반영했고 유럽에서 판매를 확대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소형 전지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성장했고 수익성도 향상됐다. 전기차용과 초고출력 전동공구용 원형 전지의 매출이 늘면서 실적 향상을 이끌었다.
반면 전자재료 부문에선 전 분기와 비교해 TV 등 전방 수요 약세로 인해 매출과 수익이 줄었다. 매출은 53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6%, 전분기 대비 20.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8%, 전 분기 대비 55.9% 줄었다.
삼성SDI는 올해 4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 전지는 연말 수요 증가 효과와 더불어 P5(Gen.5) 배터리를 채용한 신규 모델이 출시되면서 판매가 확대되고, P6(Gen.6) 배터리와 46파이(Φ, 지름46mm) 등 차세대 플랫폼 수주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ESS 전지는 미주향 전력용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 것으로 전망했다.
손미카엘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 부사장은 “ESS는 유가 변동성 확대와 친환경 정책 확대 트렌드 속에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이라며 “특히 4분기는 미주향 전력용 판매 확대로 매출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업계의 가장 큰 이슈인 미국의 IRA와 관련해 삼성SDI는 공급처 다변화를 통해 배터리 핵심광물과 부품 조달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손 부사장은 “미국 및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나는 광물을 활용해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부품 관련 세제 혜택 조건은 당장은 어렵지만, 미국 현지 생산을 시작하는 2025년부터는 주요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서 조건을 조건 충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IRA은 미국 내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신차에 보조금 지원을 확대하면서 동시에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위해 미국 현지 생산과 수급 요건을 강화한 법안이다. IRA에 따르면 내년부터 미국 및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배터리 광물을 일정 비율(2023년 40%→2027년 80%) 조달해야 한다. 배터리 부품(2023년 50%→2029년 100%)도 북미산을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