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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년 대입자원 절반으로 급감
교육부는 18일 이러한 내용의 ‘글로컬 대학 30 추진방안’을 확정·발표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대입자원(고졸자·재수생 등)은 2021년 48만명에서 2040년 26만명으로 급감한다. 대학교육연구소가 지난해 1월 공개한 ‘대학 구조조정 현재와 미래’ 연구보고서에서도 대입자원은 2021년 약 43만명에서 2040년 28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수도권 대학과 지방 국립대 입학정원이 약 26만명이란 점을 감안할 때 지방 사립대 전체가 몰락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정부가 선택한 대학 구조조정 방안은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생존 가능성이 큰 대학에 재정을 집중 투입, 지역 산업과 연계된 특화 분야 등에서 경쟁력을 갖추도록 유도하겠다는 의미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향후 10~15년이 대학혁신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인식 하에 글로컬 대학 추진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2026년까지 지방대 총 30곳을 글로컬 대학으로 선정, 대학당 연간 200억원씩, 5년간 총 1000억원을 지원한다. 올해 10곳을 시작으로 2024년 10곳, 2025년 5곳, 2026년 5곳을 선정해 30개교에 총 3조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교육부는 생존을 위한 과감한 혁신을 제시하는 대학을 글로컬 대학으로 선정할 방침이다. 교육부가 제시한 해외 대학 혁신사례에 따르면 미국 올린공과대의 경우 모든 수업을 프로젝트·실험 위주로 진행하며 융합교육이 활성화돼 있다. 특히 학생들은 실제 기업이 당면한 애로사항·과제를 발주받아 이를 해결하는 컨설팅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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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10곳 선정…‘찐 대학 살생부’ 평가
교육부는 다음 달 31일까지 대학별 혁신기획서를 제출받은 뒤 6월 중 15개 대학을 예비 지정할 계획이다. 이어 약 3개월간 이들 대학에 구체적 실행계획을 수립토록 한 뒤 9월 말 10개교를 최종 선정한다. 예비 선정 심사에선 △혁신성(60%) △성과관리(20%) △지역적 특성(20%)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기존의 대학 운영 틀을 뛰어넘는 혁신성을 가장 비중 있게 평가하겠다는 의미다.
본 지정에선 △계획의 적절성(50%) △성과관리의 적절성(20%) △지자체의 지원·투자계획(30%)을 평가한다. 혁신성이 뛰어난 기획서를 제출했더라도 실현 가능성이 없거나 지자체의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정부가 ‘역대급’ 재정지원이 담긴 글로컬 대학 추진방안을 확정하면서 대학들의 생존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30개 대학 포함 여부가 지방대들의 존폐를 가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로부터 인건비·경상비를 지원받으면서 지역을 대표해왔던 거점 국립대 9곳(서울대 제외) 중 상당수가 사업에 선정된다고 가정하면, 사립대가 들어갈 자리는 20여 곳으로 축소된다. 비수도권 14개 시도별로 보면 한 곳당 2곳 이하의 사립대만 선정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해당 지역을 대표하는 국립대 한 곳이 선정된다면 사립대 자리는 1~2곳씩으로 줄어든다”며 “글로컬 대학 선정 여부가 진짜 대학 살생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