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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이날 오후 2시 A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입주자대표 측과 택배기사들이 처음 대면해 앞으로 대책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에는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조합원은 물론 비조합원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입주자대표 측은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해결책을 도출하도록 노력해달라”며 참석을 독려해왔다.
A아파트는 지난해 6월30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12개 동, 1199세대 규모의 공동주택단지다. 고덕동 B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지상 공원형 아파트로 조성돼 현재 택배차량을 제외한 모든 차량은 지하주차장으로 통행하고 있다. 지하주차장 출입 높이를 이유로 그동안 택배차량은 지상에 진입해 세대별 배송을 했으나 지상으로 보행하는 어린이와 노약자 등이 (차량사고) 위험에 노출돼 입주민으로부터 많은 민원이 접수된 것이 이번 출입금지 결정의 배경이다.
이날은 상견례에 가까운 자리인 만큼, 양측이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먼저 외부에 문제가 알려진 고덕동 B아파트의 경우에도 좀처럼 묘수가 나오지 않으면서 한 달 이상 논란이 장기화하고 있다. 한때 ‘갑질 아파트’로 손가락질당한 B아파트 측은 택배노조가 ‘갈등을 부추긴다’며 반감을 품고 있다. 택배노조는 택배기사 건강이 달린 문제라며 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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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각에서는 택배노조가 괜히 벌집만 건드려놨다는 지적도 나온다. 택배노조에서는 최소 179개 아파트에서 택배차량의 지상출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는 ‘뉴노멀(새로운 표준)의 도래’를 의미하기도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송 환경이 이전과 달라졌음을 받아들이고 바꿀 수 있는 부분은 바꿔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택배노조 역시 이를 모르진 않는다. 궁극적으로는 비용 부담으로 귀결돼 평행선을 달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