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는 2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정규시장이 마감된 후 2023회계연도 1분기(6~8월) 매출액이 127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22억달러였던 전년동기는 물론이고 시장 전망치였던 122억8000만달러를 모두 웃도는 호실적이었다. 그러나 순이익은 15억달러, 주당순이익(EPS)은 93센트로, EPS는 월가 전망치였던 92센트를 살짝 넘어서긴 했지만 1년 전 같은 기간의 19억달러, 1.16달러보다 크게 줄었다.
이 같은 실적 발표 이후 나이키 주가는 정규장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10%나 하락했는데, 이는 EPS가 작년보다 줄어든 것은 물론이고 이익률은 낮아지고 재고는 늘어난 데 따른 것이었다.
1분기 말 기준 재고는 97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44%나 늘었다. 회사 측은 “부분적으로 강력한 소비자 수요로 인해 일부 상쇄하긴 했지만, 공급망 변동성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또 이 같은 재고를 줄이기 위해 북미 등지에서 할인 판매에 나서면서 매출 총이익률도 46.5%에서 44.3%로 추락하고 말았다. 월가 전망치는 45.4%였다.
다만 나이키가 실제 올린 매출과 이익이 재무제표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것은 달러화 강세 영향이 컸다.
회사 측은 1분기에 달러화 강세에 따른 환율 영향으로 매출 총이익율이 6%포인트나 낮아졌다고 밝혔다. 앞선 2022회계연도 4분기 환율 영향은 4%포인트, 3분기는 3%포인트였으니, 환율 영향이 불과 반 년 만에 두 배나 늘어난 셈이다.
이는 매출액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유럽사업에서 실제 벌어들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7%나 늘어났지만, 유로화 약세로 인해 달러화로 전환한 장부상 매출은 고작 1% 늘어나는데 그쳤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와 남미 매출도 5% 늘어나는데 불과했지만, 환율 효과를 제거하면 16%나 늘어났다.
중국에서는 더 큰 걱정을 끼쳤다. 가뜩이나 위안화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중국 내 수요 자체도 약해지면서 중국 매출이 16%나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