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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변호사는 “겨우 1년 반 전만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후 한반도 긴장은 분단 이후 가장 낮아졌다”며 “이 진전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비판적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미국과 대한민국이 삐걱거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굉장히 차이가 적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겨레신문을 인용, 남북정상회담 당시의 약속 3분의 1가량이 이미 이행됐다며 “남북한은 고위급 회담을 개최하고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비무장지대(DMZ)를 가로질러 이산가족 상봉을 주최하고 육지·해상·항공 분야에서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특히 박 변호사는 남북한 철도 건설을 위한 공동조사에 착수한 점은 “블록버스터”라고 표현했다. 박 변호사는“이번 남북공동조사에서 북한은 핵심 인프라 상태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이는 북한의 군사 준비 태세를 직간접적으로 드러내준다”라고 밝혔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북한이 수십년에 걸쳐 철도를 따라 방대한 해안방어선을 구축했기 때문에 남북 철도 연결은 실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남북한 철도 건설을 위한 공동조사는 한미 동맹이 분열됐다는 주장이 지나치게 과장돼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고도 했다. 남북 철도 건설을 위한 조사를 위해서는 연료와 장비가 북한에 반입돼야 하기 때문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특별승인을 받아야 한다. 안보리에는 미국도 참여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사람들은 북한에 대해서는 희소식은 금방 잊어버리고 나쁜 뉴스만 기억한다”고 비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한반도 평화와 북한 비핵화가 남북관계 증진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하게 한국정부에 알렸다”고 발언한 날,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남북 철도 건설을 위한 공동 조사에 대한 지지표명을 한 것에 대해서는 잊어버린 채 우려 섞인 반응만 나타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 증진을 위한 한국의 노력에 불쾌감을 느끼기보다는 이를 지원하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북한과의 관계개선과 그 과정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는 것은 방해가 아닌 비핵화의 전제조건”이라며 “당사자들이 서로 신뢰를 잃기 시작하면 완벽하게 실행 가능한 비핵화 계획조차도 붕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과거 행태를 고려할 때 건강한 회의론을 유지하는 것은 현명하다”면서도 “그럼에도 냉소주의는 진전 자체를 가로막는다는 점에서 순진함만큼 위험하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