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유지인트(195990)는 원자력발전소 안전성 평가와 방사성폐기물 처분 분야 전문업체 액트 지분 46.21%와 경영권을 8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공시했다. 액트 경영권을 인수해 국내·외 440조원 규모에 해당하는 비핵화·원전해체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앞으로 공격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유지인트 관계자는 “액트가 보유한 원자력 관련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국내외 원자력 관련 시장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며 “세계 최초로 한국 원자력연구원과 공동 개발한 신개념의 방사성 폐기물 처리 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있다는 것이 인수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액트는 지난 1999년 한국원자력연구소 연구원 창업회사로 시작해 20년간 원자력 안전성 평가 및 방사성폐기물 처리, 처분 분야에서 정부 과제 및 연구 과제를 수행했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은 국내 1호 원자력 벤처기업이다. 특히 방사성 폐기물 처리 관련 특허 및 복합제염장치 기술은 지난해 6월 19일 영구 정지된 고리 1호기 해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특허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정성진 유지인트 대표이사는 “액트를 인수해 원자력 분야 신사업이 매력 있는 성장 동력으로 생각한다”며 “적극적인 투자와 관련 기술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주력 사업인 공작기계 시장 침체로 매출이 줄고 미회수 채권은 증가했다”며 “예상수주 일정 지연으로 재고가 늘어나는 등 지난해 다사다난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올해부터 공작기계 시장이 회복하며 주문이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신규수주를 통한 재고소진과 매출 극대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탈원전’ 정책을 표방한 정부는 전 세계 원전 해체 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새로운 먹을 거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이후 주요 원전 선진국들이 원전 가동을 중단하면서 원전 해체 시장은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전 세계 원전 447기 가운데 가동한 지 30~39년 된 원전은 181기이며 40년 이상 원전도 101기에 달한다. IAEA는 2050년 원전 해체 시장 규모를 9000억달러(약 959조원)로 예측하고 있다. 원천기술을 상용화한 원자력 전문업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기술력을 갖추면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