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18일 확진 판정이 알려진 31번 확진자(61, 여성)는 6일 오후 교통사고로 대구 수성구 새로난한방병원에 열흘 동안 입원해 있었다. 입원 3일차에 발열 증세로 독감 검사를 실시했고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증상이 이어져 CT 검사로 폐렴을 확인했고, 의료진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검사 가능한 병원으로 옮길 것을 2차례나 권유했으나 환자가 해외여행 이력이 없다는 등의 이유를 이를 모두 거부했다.
병원 측은 보건소나 선별 진료소 등으로 환자를 강제로 이송할 방안이 없어 별다른 대책 없이 폐렴 치료만을 진행했다. 그러나 증상이 계속되면서 수성구 보건소를 찾아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초기 권고를 따랐다면 병원 노출을 최대한 줄일 수 있었던 셈이다. 실제로 20일 보건당국이 이 한방병원 직원 등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해 초기 진단 실패가 더욱 아쉬워진 상황이다.
31번 환자는 진단 거부 외에도 폐렴이 발견된 이후인 15일 예식장을 찾는가하면 16일 신천진대구교회에서 예배를 보는 등 사람이 밀집된 공간을 끊임없이 찾은 것으로 확인돼 더욱 논란이다.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치솟은 가운데 결국 20일 보건당국은 신천지 교인 등 하루만에 신규환자 15명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코로나19 검사는 무료로 실시되고 있고, 격리 시에도 소정의 생활비가 지원되므로 의료진은 조그만 증상이라도 철저히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지역사회 유행을 대비해 방역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진단중심의 방역체계로 이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현재까지 유행지역 여행력을 중심으로 검역, 선별진료소를 통한 확진검사를 진행했지만 확진검사를 광범위하게 적용해서 방역 체계를 진단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엄 교수는 “의료기관에 고위험군 환자들이 많이 입원해 있으니까 의료기관을 보호할 수 있는 독립된 호흡기 발열진료소를 운영하고, 또 폐렴환자들 같은 경우에도 선제적으로 격리하고 확진검사 결과를 보고 격리를 해제하는, 피해를 최소화 하는 전략으로 나가야 되는 상황”이라며 “검역에서 걸러내기보다는 확진자를 빨리 찾아내는 방법으로 진단중심 검역으로 빨리 전환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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