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무릎 인공관절 수술 후 수혈 위험을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웹 기반 플랫폼이 개발됐다.
서울대병원 이명철 교수팀(한혁수·노두현 교수)은 서울대병원에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1,686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혈 가능성을 예측하는 우수한 성능의 모델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무릎의 퇴행성 관절염은 전 세계적으로 2억 5천만 명의 환자가 있으며 투약, 수술, 거동제한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매우 높다. 60세가 넘으면 무릎 관절염은 급격히 증가하며 인공관절 전치환술을 받는 환자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무릎 인공관절 전치환술을 받은 환자들 중 적게는 3%, 많으면 67% 정도가 수술 후 수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혈은 감염과 심부정맥혈전증 등 합병증 확률을 높인다.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인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해 공개한 웹에 나이, 몸무게, 지혈제 사용여부, 혈소판 수, 헤모글로빈 수치, 수술유형 등 6가지를 입력하면 수술 시 수혈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
수혈을 막기 위해 위험 인자를 파악하려는 기존 연구들이 있었으나, 이번 연구는 기계학습을 이용해 수술 전 정보만으로 수술 후 수혈 위험도를 환자 특성에 맞춰 정확하게 예측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연구팀은 이 프로그램 결과와 실제 수술 후 환자에게 수혈이 됐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84.2%의 정확성(민감도 89.8%, 특이도 74.8%)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타 병원 환자 400명의 데이터를 입력해 검증한 결과 여전히 뛰어난 성능을 보여 줬다. 개발된 모델이 다른 기관에도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노두현 교수는 “수술 전 미리 위험도를 파악해 수혈 고위험군은 사전에 지혈제 사용, 빈혈 교정 등 예방조치를 함으로써 안전한 수술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가오는 AI 시대에 발맞춰 환자 맞춤형 의료에 이번 연구 결과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평가했다.
이번 연구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고선호 조창웅 씨는 현재 서울의대 의학과 3학년 학생이다. 조창웅 학생은 “웹 프로그램은 누구에게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환자 수혈 위험도와 함께 어떤 변수가 위험도에 기여했는지 알 수 있다. 임상에서 활용하면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연구결과는 정형외과 분야의 권위 있는 SCI 국제학술지 유럽무릎관절학회 학술지(Knee Surgery Sports Traumatology Arthroscopy)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