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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9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의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3월말 현재 105.0%로 국제결제은행(BIS) 조사대상국 43개국 중 여섯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스위스(작년말 현재 132.7%), 호주(123.5%), 노르웨이(114.9%), 캐나다(112.2%), 덴마크(111.9%) 다음으로 높다.
올 들어 7월까지 금융권 가계대출은 79조7000억원(8월 누적으론 87조4000억원) 늘어나는 등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작년 11월 가계부채 전년동월비 증가율은 8%를 상회한 이후 올 4월 이후엔 10% 내외의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과 마이너스통장·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각각 7월 누적으로 43조5000억원(상반기 기준 36조2000억원) , 36조1000억원(28조1000억원) 증가했다. 작년 하반기 주담대, 기타대출이 각각 38조4000억원, 38조5000억원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축소된 것이지만 2017~2019년 상반기 평균치가 각각 17조2000억원, 14조1000억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대출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은은 가계대출이 증가하는 원인으로 주택 및 전세가격 상승을 꼽으며 앞으로도 대출 수요가 급격히 둔화될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한 조정대상지역 및 비규제지역의 9억원 이하 주택을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지속되고 전세자금 대출도 수급 우려 등으로 대출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택가격의 높은 오름세가 가계부채 증가폭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8월 전국 주택은 1년전 대비 5.07% 올랐고 수도권만 따지면 18.51%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하면 전국은 무려 20.9%, 수도권은 24.1% 급등했다. KB국민은행이 집계한 서울의 가구소득 대비 주택 가격 배율(PIR)은 6월 현재 18.47배에 달했다. 서울에서 중간 정도의 소득으로 중간 정도 가격의 아파트를 사는 데 월급 한 푼 안 쓰고 18년 이상을 모아야 한다는 얘기다. 한은은 “현 주택 가격은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소득 등 기초 구매력과도 상당폭 괴리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주택, 전세가격이 여전히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가 높다는 점이다. 한은은 “주택시장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수급 우려가 지속되고 있고 추가 가격 상승 기대가 여전히 높다”며 “가계대출은 최근 주택 시장 상황과 완화적인 금융여건 하에서 높아진 가계의 수익 추구 성향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대출 수요가 크게 둔화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은은 “부채의 큰 폭 증가를 수반한 자산 가격의 빠른 상승 등 금융불균형 누적은 적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 금융시장 불안 및 소비 등 실물경제 위축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며 “완화적 금융여건 하에서의 금융불균형 누적에 더욱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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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은행권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비은행권으로 대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업권별로 보면 올 들어 은행권 대출이 51조4000억원 증가해 작년 하반기(59조9000억원) 대비 다소 축소됐으나 비은행권은 28조3000억원 늘어나 하반기(16조8000억원)보다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단위 농협 등 신용협동기구는 지방의 주택 시장 호조와 대출 접근성 측면에서 주담대 증가가 나타났고 보험사는 낮은 금리로 은행 대출 한도를 초과한 대출을 흡수하면서 주담대를 늘렸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취약가구, 자영업자 등은 생활자금을 저축은행, 여신전문회사 등을 통해 조달했다.
한은이 8월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연내 추가 인상을 예고하면서 대출 금리 상승세를 자극하고 있으나 7월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무려 1.21%포인트나 더 비싸 변동금리 비중이 81.4%를 훌쩍 넘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한은은 “높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이자상환 부담 증대 등을 통해 소비 약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