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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해 5월 31일 조합원 총회를 열어 시공사 계약 해지를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롯데건설은 효력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승소하면서 지위가 회복됐다. 하지만 조합과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재차 해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조합은 당초 시공사가 제안한 ‘28층 11개 동’ 공약이 서울시 주택 관련 규제로 무산되면서 갈등이 번졌다고 밝혔다.규제 대안으로 ‘25층 16개 동’을 내밀었지만, 조합의 마음을 돌릴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
조합은 내달까지 조합장 선출을 마치고 시공사 재선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오길종 흑석9 재정비구역 조합장 직무대행은 “과거 계약해지와 관련한 총회 자료를 지난 조합장이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이같은 상황이 발생했다”며 “최근 임시총회를 거처 계약 해지를 매듭지었고 빠른 시일 내 조합장을 다시 선출한 뒤 시공사 재선정에 들어갈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흑석3구역(1772가구)은 최근 시공사인 GS건설로부터 지상층 공사 중단을 예고하는 공문을 받았다. 조합 측이 조합원 분양을 이행하지 않아 공사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보통 조합원 분양은 실 착공 6개월 이내 조합이 관리처분변경총회와 관리처분인가를 거쳐 1개월 이내에 이뤄져야 한다. GS건설은 지난 2019년 12월 착공을 시작해 이듬해 4월 관리처분 인가를 받았지만 1년 넘게 분양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조합 측은 마감재 확인을 못한 상황에서 무턱대고 분양 계약부터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흑석3구역의 한 조합원은 “총회를 열고 결정하면 계약을 한다는 의미인데, 모델하우스와 마감재를 눈으로 보지도 못하고 계약부터 하기 힘든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GS건설은 현재 공사진행을 이어가면서 사업추진비와 사업비 이자를 대여하고 있지만, 이주비 대출 이자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안팎에선 재개발 사업 진행 시 불필요한 갈등을 줄여 기간을 최소화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조합과 시행사의 갈등 등으로 인한 사업 지연은 결국 사업비 증가로 이어지게 되고 공사 기간도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 공공재개발이나 서울시의 재개발 절차 간소화 역시 이런 상황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