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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수장들 "경기침체·노동정책 힘든 기해년…힘 모아 극복"

강경래 기자I 2019.01.01 12:28:45

중기중앙회·중견련·소상공인연합회·벤처협회 회장 등
세계경기 침체·보호무역주의 확산, 올해 경영환경 악화 전망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정책 더해져
안팎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에 "힘 합쳐 위기 극복" 한 목소리

왼쪽부터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
[이데일리 강경래·권오석 기자] 중소·중견·벤처기업 협·단체 수장들이 기해년(己亥年) 새해에 글로벌 경기 침체와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인해 지난해보다 경영환경이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정부의 급격한 노동정책과 함께 규제로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수장은 이렇듯 안팎으로 부정적인 경영환경 속에서도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자”고 입을 모았다.

1일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지난해 중소기업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았지만, 우리는 어렵고 힘들 때마다 누구보다 훌륭하게 극복해왔다”며 “올해도 ‘중석몰촉’(中石沒鏃·정신을 집중해 전력을 다하면 어떤 일이든 성공) 자세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고 밝혔다.

박성택 회장은 “올해는 글로벌 경제 침체와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주력산업 전반에 걸쳐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며 “새로운 환경과 변화에 적응하고 선제적으로 해답을 찾는다면 위기는 다시 기회로 찾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최저임금 차등화와 주휴수당 폐지 등 노동정책의 변화도 촉구했다. 그는 “급격한 노동환경 변화로 벼랑 끝에 내몰린 중소기업을 위해 최저임금 차등화와 주휴수당 폐지, 탄력근로 요건 완화 등이 필요하다”면서 “노사 간 양보와 배려 속에 노동유연성 확보와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사회적 대타협도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강호갑 회장은 “인간의 기본적 욕구 충족과 선량한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한 자유시장경제의 보호와 육성이야말로 생존과 번영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의 노동정책을 꼬집어 비판한 발언으로 보여진다. 그는 “과거 역사 속에서 특정 집단의 정치적인 편견과 의도, 폐쇄적인 이념의 독선과 과장된 아집이 국민생활을 피폐하게 만들고 국가를 쇠락시키거나 폐망하게 만든 사례는 무수히 많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를 설명하기 위해 영국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가 말한 ‘치명적 자만’(the fatal conceit)을 언급했다. 그는 “하이에크는 이 같은 행태를 ‘치명적 자만’이라고 명명했으며, 이는 국민을 ‘노예의 길’(the road to serfdom)로 끌고 가는 것이라고 개탄했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세계경제 성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각국은 자국우선주의라는 두꺼운 장벽을 세우고 있고, 미국과 중국이 싸우는 동안 우리 경제는 움츠러들었다”며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급격한 노동정책 변화는 기업의 활력을 크게 잠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견기업들은 이러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올해를 대한민국이 재도약하는 원년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에 저항하기 위해 단체행동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최 회장은 “소상공인들이 주요 경제주체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그에 걸맞은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소상공인은 그동안 공정하게 경쟁하면서 혁신성장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앞장서 왔다”며 “700만 소상공인이 결집해 전국 소상공인들의 권익을 지켜내고 고난의 세월을 헤쳐나가자”고 말했다.

최 회장은 “올해 또다시 최저임금이 두 자릿수로 인상되고 경기침체가 지속하면서 소상공인들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동안 정치가 소상공인의 경영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여실히 깨달았기에 주권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 회장 역시 정부 규제 등이 벤처업계 발전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안 회장은 “벤처업계는 꾸준히 양적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나 그 속을 살펴보면 각종 규제와 산업 이해당사자간 갈등, 체계적인 로드맵 없이 임시방편으로 처방하는 정부의 소극적 대응에 신산업 분야 성장이 멈춰선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안 회장은 “올해 장기적 경기침체 및 구조적 문제와 규제, 노동 이슈 및 반기업 정서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업계 목소리를 대변할 것”이라며 “스타트업과 중견벤처기업, 대기업과 전체 국가경제에 희망과 성장의 모멘텀을 발견할 수 있는 한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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