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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가 기회”…늘어난 주주 절반이 MZ세대
12일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기준 소액투자자 수는 215만3969명으로 전년(56만8313명) 대비 158만5656명(279.0%) 늘었다. 작년 한해 새로 삼성전자 주식을 산 158만5656명 중 30대 이하 MZ세대가 74만8770명으로 절반에 가까운 47.2%를 차지했다. 또 전체 주주 가운데 20~30대는 80만 5077명에 달해 동학개미운동의 주축이란 사실을 방증했다. 19세 이하 청소년 소액주주도 2019년 1만8301명에서 2020년 11만5083명으로 6배 이상 늘어, 이들을 자녀로 둔 부모들의 우량주 장기 투자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반면 40대 이상 주주의 비중은 같은 기간 68.38%에서 56.71%로 11.67%포인트나 감소했다.
이 같은 MZ세대 주주의 급증은 1997년 IMF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우리 증시가 ‘V’자 반등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전자의 주식에 집중 투자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코스피지수는 1월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하락을 거듭했고 그해 3월 1400대까지 추락했다. 삼성전자 주가도 같은해 3월 19일 장중 최저점인 4만 2950원을 기록, 전년 말(5만 5800원) 대비 23%나 급락했다. 그러나 MZ세대 예상대로 삼성전자 주가는 이후 저점 대비 두 배가 넘는 9만원 선까지 치솟았고 코스피지수도 3200선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女 주주 53% 사상 최고…주주 60% 400만원 이하 투자
여성 주주의 수가 급증한 것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삼성전자 소액주주 중 여성은 115만 3374명(53.54%)으로 남성(98만 5493명·45.75%)보다 16만 7881명(7.79%) 더 많았다. 여성 주주 비율이 50%를 넘은 것도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5년 이후 처음이다. 이전까지 2011년 49.26%가 최고치였다.
지역별로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주주의 비중이 61.63%였지만 전년(63.80%)보다는 소폭 감소했다. 또 수도권 내에서도 같은 기간 서울 주주 비중은 32.17%에서 28.32%로 3.85%포인트 감소했지만 경기와 인천은 각각 1%포인트(27.30%→28.30%), 0.68%포인트(4.33%→5.01%) 증가했다. 주주 수가 10만명이 넘는 지역은 서울(61만84명), 경기(60만 9719명), 부산(12만888명), 인천(10만7985명) 등 4곳이었다.
보유주식 비중 별로는 50주 미만의 주식을 가진 주주의 비율이 60.9%에 달했다. 지난 11일 삼성전자 종가(8만 2000원)를 기준으로 투자금이 400만원 이하로 이 중 10주 이상~50주 미만의 주식을 가진 주주의 비율이 35.07%로 가장 많았고 10주 미만이 25.83%로 뒤를 이었다. 이에 비해 대주주 요건(한종목 10억원 이상 보유)에 해당될 수 있는 1만주 이상 주식을 가진 주주는 7065명으로 전년(7425명)보다 5% 가량 오히려 줄었다.
이런 MZ세대 부상 등 동학개미운동에 따른 주주 구성의 변화로 인해 삼성전자도 새로운 제도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오는 1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을 위해 온라인 중계를 첫 도입했다. 또 주주들은 주총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온라인 사전 질문과 시청 중 질문 등을 통해 회사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과 주주 수 증가 등을 감안해, 주주 분들의 주총 참여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 중계를 처음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