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강남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제10차 세계인지행동치료학술대회’(WCCBT 2023)에서 만난 한승현 로완 대표는 “우울장애 개선을 위한 디지털치료기기 ‘비액트’(B-ACT)를 9월 상용화하고, 동시에 의료기기로서 임상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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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설립된 로완은 디지털 치료제기기 전문 개발업체다. 정보기술(IT) 기술을 활용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가상현실(VR), 게임 등 다양한 형태의 소프트웨어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 관리해준다.
1일부터 4일까지 나흘간 열린 이번 행사에서 로완은 부스를 차리고 비액트 시제품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비액트는 행동활성화치료 기반 디지털치료기기다. 행동활성화치료란 우울증환자들에게 즐거움과 성취감을 줄 만한 활동의 참여를 늘리도록 돕는 심리치료의 일환이다.
한 대표는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모바일 앱으로 개발된 비액트는 20~30대 우울증 환자를 우선 타깃으로 했다”며 “국내 우울증 치료 분야에서 손꼽히는 고려대학교 최기홍 심리학부 교수와 안암병원 한규만 교수가 개발에 참여해 전문성과 신뢰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비액트는 AI 솔루션에 바탕해 환자의 심리상태를 고려한 단계별 치료를 제시하는 방법으로 작동한다. 총 7주간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우울과 행동활성화 이해하기→일상활동의 중요성 인식하기→삶의 가치 탐색과 가치 기반 목표활동 계획하기→목표활동 수행에 대한 보상 정하기→문제해결기술 훈련하기→마음챙김기술 훈련하기→치료 마무리 및 재발 방지 등 7단계로 운용된다.
한 대표는 “정신질환은 약물을 통한 치료도 중요하지만, 일상에서 자기관리와 예방이 선행돼야 한다”며 “편의성과 사용성이 치료의 핵심으로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한 기존의 디지털치료기기들의 경우에도 이를 충족하지 못해 사용하는 환자의 비율이 절반에 그쳤고 시장에서도 자리 잡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액트는 접근성, 개인맞춤치료, 안전성에서 특장점을 지닌다”며 “특히 우울증 특성상 병원 방문을 꺼리거나, 고령층 등 약물치료가 어려운 환자들에게 개인 맞춤형으로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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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완이 슈퍼프레인을 중심으로 치매 치료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하는 가운데 우울증이라는 또 다른 제품 출시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사안의 시급함에 있다. 치매와 마찬가지로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울증과 불안장애로 치료받은 환자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899만명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2021년 우울증과 불안장애로 인한 진료환자는 172만명으로 코로나19 발병 전인 2019년 대비 14.2%가 증가했다. 우리나라는 2021년 경제협력개발(OECD) 연령 표준화 자살률은 23.6명이다. 2020년 기준 OECD 국가 중 1위이다.
한 대표는 “비액트는 병원용으로 의사가 행동활성화치료를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게 설계했고, 의료기기 인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별도로 상담센터 등 전문상담가의 서비스용으로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액트가 상용화되면 슈퍼프레인과 함께 로완의 주력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 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우울증(만성 우울증·주요 우울장애) 치료제 시장은 2016년 137억 5500만 달러(약 18조원)에서 올해 159억 8300만 달러(약 21조원)로 커진다. 국내 우울증 치료제 시장은 약 2000억원(2021년 기준)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