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형 커머스는 이동통신 가입고객이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하고 마케팅 정보 수신에도 동의한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통신사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에게 상품 추천 문자를 보내고 이를 클릭하면 쇼핑몰로 연결돼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통신 3사가 새롭게 만들어낸 폐쇄형 커머스 시장은 내년 최대 1조 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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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빅데이터로 취향 분석해 맞춤형 상품 문자 배송
21일 KT와 나스미디어에 따르면 KT는 문자메시지 기반 폐쇄형 커머스 상품인 ‘케이딜(K deal)’을 이번 주 출시할 계획이다.
앞서 SK텔레콤(상품명: T딜)과 LG유플러스(유플러스 콕)는 지난해 4월과 10월 먼저 사업을 시작했다. 이를테면 SKT 고객에게 ‘T딜 삼육두유 80팩 세트 72% 할인혜택 안내’ 같은 문자를 발송하고 관심 있는 고객이 해당 문자에 첨부된 ‘삼육두유 할인상품 보러가기’ 인터넷주소(URL)를 클릭하면 T딜 쇼핑몰로 연결돼 결제까지 할 수 있다.
통신사들은 가입자 빅데이터를 활용해 기본적인 성별·연령·지역은 물론 △통화 이력 △IPTV 시청·구매 내역 △1인가구·키즈가구 등 가구정보 △주요 상주위치 △모바일 방문 사이트와 검색어를 통한 쇼핑 관심사 파악 등을 통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한다.
이후 정교한 타깃팅을 바탕으로 고객 맞춤형 상품을 소싱한 뒤 마케팅 정보 수신 동의 고객에게 타깃 마케팅 문자를 발송한다. 가입자는 해당 문자의 접속 링크를 클릭해 별도의 회원가입 절차 없이 바로 간편 구매가 가능하다.
기존 상품 구매 유도 문자나 카카오톡 광고 등은 모든 가입자에게 공통으로 같은 상품 정보가 제공돼 자칫 스팸 취급을 당하기 일쑤였다면, 폐쇄형 커머스는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른다.
예컨대 S화재 펫보험 상품이 케이딜에 입점했다고 한다면, KT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고객으로 추정되는 25만 명의 고객에게만 해당 상품 광고 메시지를 보내는 식이다.
◇SKT 지난해 200억 거래액…내년 3사 합쳐 1조 예상
가장 먼저 이 사업을 시작한 SK텔레콤은 첫해 거래액 기준 200억 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15배 성장한 최대 3000억 원을 목표로 한다.
각자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어서 3사간 출혈 경쟁도 없다. KT와 LG유플러스의 폐쇄형 커머스도 비대면 훈풍을 타고 업계 예상대로 규모를 키울 경우, 내년 중 1조원 규모로 시장이 조성될 전망이다. 통신사들로서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커머스 경쟁 속에서 자신들만의 확실한 신규 매출원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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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고객 특별 혜택과 소상공인 상생이 최우선”
KT가 선보일 케이딜은 후발주자지만, KT그룹 시너지를 극대화한 사업 모델이 강점이다. KT의 빅데이터 분석과 KT 나스미디어의 광고사업 역량을 결합하는 것은 물론, 그룹 홈쇼핑 채널과 물류센터도 활용한다.
케이딜을 키우기 위해 케이딜과 연계되는 나스미디어 자체 쇼핑몰 ‘더바른’도 이달 개설했다. 장기적으로는 자체브랜드(PB) 상품도 제작한다.
김병조 KT 나스미디어 전략사업본부장(상무)은 “케이딜만의 단독 기획 상품을 선보이고, 우리 브랜드로 상품을 만들 생각도 있다”며 “케이딜은 KT 고객에게 큰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는 동시에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우선순위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명한 브랜드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묻혀 있는 소상공인의 좋은 상품을 잘 팔릴 수 있게 끄집어내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해외 진출도 검토 중이다. 나스미디어가 지난 2018년 설립한 태국법인을 통해 태국을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태국법인장을 겸임하는 김 본부장은 “매체 파트너들과 현지 통신사와의 협업을 통해 케이딜을 태국과 동남아 시장으로 확장해나갈 수 있다”며 “현지에선 특히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을 통해 파생된 한식과 K패션, K뷰티의 인기가 대단하다. 국산 커머스 플랫폼이 외국에서 성공한 사례가 없는데, 케이딜은 현지 고객 베이스를 바탕으로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