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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IT 대기업 '군기잡기' 속 텐센트 마화텅, 위챗페이 대표직 사임

신정은 기자I 2020.11.15 17:51:46

핀테크 계열사 차이푸통 대표 마화텅→린하이펑
이사회 대거 변경…"텐센트, 지난달 이미 결정"

마화텅 텐센트 회장. (사진=AFP)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 당국이 IT 기업의 반독점 규제를 예고한 가운데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이 핵심 핀테크 계열사에서 스스로 사임해 주목받고 있다.

15일 중국 매체 펑파이(澎湃) 등에 따르면 마 회장은 최근 텐센트의 핀테크 계열사인 차이푸통(財富通) 법인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새로운 대표는 텐센트의 핀테크 업무의 책임자인 린하이펑(林海峰)으로 바꿨다. 이 뿐만 아니라 라이즈밍(賴智明) 텐센트 부총재 등 주요 임원들이 이사회 명단에서 일제히 빠졌다.

중국 메신저 시장을 독점하며 12억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위챗은 전자결제 서비스인 위챗페이(웨이신즈푸·微信支付)를 운영하고 있다. 위챗페이는 알리바바의 앤트그룹이 운영하는 알리페이(즈푸바오·支付寶)와 함께 중국 전자결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마 회장이 차이푸퉁 대표직에서 사임했다는 소식은 공교롭게도 중국 당국이 지난 10일 플랫폼 경제 반독점 관련 규제 지침 의견서를 내놓은 후 알려졌다. 중국 체제 특성상 정부가 이를 공개하고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갔다는 건 큰 이변이 없는 한 시행된다는 의미다. 이에 지난 10~11일 이틀간 알리바바, 텐센트, 메이퇀, 징둥, 샤오미 등 중국 대표 IT 기업의 시가총액은 무려 2600억달러(약 294조3천200억원)가량 감소했다.

그러나 텐센트 측은 이번 대표 교체가 원래 계획된 회사의 자체 결정에 따른 것이라면서 이미 지난달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승인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텐센트는 지난 9월부터 중국 당국이 IT 기업을 조여오면서 이를 준비했을 가능성도 있다. 중국 금융당국은 지난 9월 중순 금융회사를 소유한 일반 기업에 대한 새로운 규제안을 발표하고 앤트 그룹 같은 비(非)금융회사가 금융업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위험 요소를 관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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