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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사우디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다음달 4일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10개 비회원 산유국 연대체인 비(非) OPEC, 이른바 OPEC 플러스(+) 회의에서 사우디가 자체적으로 결정해 시행해온 추가 감산을 철회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사우디는 지난달 OPEC+ 회의에서 결정된 산유량 쿼터와 관계없이 2월과 3월 하루 100만배럴을 자체적으로 추가 감산키로 했다.
사우디가 추가 감산 방침을 철회하기로 한 것은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선을 넘는 등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거래일 배럴당 1.82% 상승한 61.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월7일(배럴당 62.70달러) 이후 1년1개월여 만의 최고치다. WTI 가격은 올해 들어 한달반 동안 26.01%(48.52달러→61.14달러) 폭등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4월물 브렌트유는 1.56% 오른 배럴당 64.34달러에 마감했다. 지난해 1월21일(배럴당 64.59달러) 이후 가장 높다.
사우디가 3월까지는 100만배럴 추가 감산을 약속했던 만큼 현재보다 증산이 이뤄질 경우 4월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다만 소식통들은 상황이 유동적이라며 사우디가 결정을 다시 뒤집을 수도 있다고 했다. 또 사우디가 아직 OPEC 회원국들과 의견을 나눈 것도 아니라고 덧붙였다.
사우디 석유장관 압둘아지즈 빈 살만 왕자는 이날 한 컨퍼런스에서 “1년 전과 비교해 상황이 많이 나아지기는 했다. 하지만 다시금 강조하지만 상황을 안이하게 봐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내달 회의에서 사우디 외 다른 산유국들이 기존에 합의한 것보다 감산 물량을 더 줄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사우디의 결정이 다른 OPEC+ 회원국들 심리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