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가톨릭대 의과대학 보건대학원 정혜선 교수팀이 최근 ‘직장인의 코로나19의 3차 유행 및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인식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가톨릭대학교, 한국보건안전단체총연합회, 스마일팩트 리서치가 실시한 이번 조사는 2월 8일(월)부터 3월 9일(화)까지 한 달 동안 진행되었으며, 조사대상은 전국 사업장에 근무하는 직장인으로 응답한 인원은 총 1,103명이다. 조사방법은 온라인 또는 서면 설문조사를 사용하였고, 무기명 자기기입식으로 응답하게 했다(표본오차 : ±2.3p(95% 신뢰수준).
◇“직장인 3분의 2, 3차 유행 지나면 4차 유행 올 것이라고 응답”
이번 조사에서 1차나 2차 유행보다 3차 유행이 더 심각하다는 응답이 66.8%이었고, 3차 유행이 지나고 나면 4차 유행이 올 것이라고 66.4%가 응답했다.
연구팀은 3차 유행의 심각성을 느끼는 이유에 대해 연일 400명대가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5인 이상 집합금지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됨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4차 유행이 올 것이라는 응답이 66%를 넘은 것은 백신접종이 시작되었어도 변이바이러스에 대한 염려,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으로 인한 피로감, 기온이 올라가고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외부활동에 대한 유혹 등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직장 내 방역 현황 미흡, 환기시설 38%에 불과”
직장 내 코로나19 방역 현황을 살펴보면, 직장 내에서 코로나19 관리를 위한 마스크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26%로 나타났다. 이를 업종별로 구분했을 때, 제조업(31.3%), 음식숙박업(30.8%), 건설업(30.1%)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업장 규모별로는 50인 미만 사업장에 종사하는 직장인의 29.9%가 마스크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개인별 손소독제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0.5%로, 업종별로는 음식숙박업(42.3%), 서비스업(35.7%) 순으로 비교적 대면 업무를 많이 수행하는 업종에서 손소독제 지급 현황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무실, 엘리베이터 등에 대한 소독은 응답자의 절반 수준인 49.9%만 충분하다고 느껴 직장 내 시설에 대한 소독을 더 충분히 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직장 내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방역 조치를 살펴보면, 손소독제 비치(94.1%), 발열체크(84.7%), 출장이나 회의 취소(71.9%), 예방법 대응교육(71.9%) 등은 비교적 잘 이루어지고 있었으나, 흡연실 폐쇄(28.8%), 책상사이 간격 확대(33.1%), 환기시설 설치(38.1%), 사무실 가림판 설치(41.8%) 등의 조치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면 쉴 수 있는 근무환경 불가”
직장에서 코로나19 확진이나 자가격리로 근무를 못하게 될 때 유급휴가를 지급하는 경우는 49.3%이었고, 50.7%는 개인연차사용, 무급휴가, 결근처리 등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증상이 의심되어 출근을 못하게 될 경우에도 유급휴가를 지급하는 경우는 42%이었고, 나머지 58%는 개인연차사용, 무급휴가, 결근처리 등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 아프면 쉴 권리에 대한 지원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직장인 32.6%, 코로나19로 생계와 관련된 불이익 경험”
코로나19로 인한 불이익을 경험한 경우를 살펴보면, 연차사용 강요(13.9%), 무급휴업강요(9.4%), 사직권고(2.2%) 등 일을 못하게 하는 경우가 25.5%이었고, 임금삭감 및 임금체불(7.1%)까지 포함해 32.6%가 생계와 관련된 불이익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 61%”
직장인의 61.2%는 코로나19가 삶에 주는 스트레스가 심각한 편이라고 응답했고, 코로나19에 노출되었을 때 가족을 감염시킬 것(85%), 직장동료를 감염시킬 것(84.2%), 주위로부터 비난을 받을 것(75.5%)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30~39세 직장인의 10%, 백신접종 하지 않겠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응답은 48.2%이었고, 다른 사람이 맞은 후 부작용 등을 관찰한 후 결정하겠다는 응답(33.1%)과 잘 모르겠다는 응답(12.5%)이 45.6%이었으며,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는 응답도 6.3%로 나타났다.
백신접종에 대한 연령별 의사를 살펴보면 50세 이상의 경우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의견이 68.1%로 가장 많았고, 29세 이하는 ‘다른 사람이 맞은 후 부작용 등을 관찰한 후 결정하겠다(52.4%)’, 30~39세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9.9%)’는 의견이 많았다.
업종별로는 음식숙박업(59.6%), 도소매업·운수업·택배업(58.8%), 서비스업(54.6%)에서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응답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고, 건설업(8.5%), 제조업(7.4%)에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정혜선 교수 연구팀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직장 내 방역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개인별 마스크와 손소독제 지급을 강화하고, 소독을 보다 충실히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300인 이상의 대규모 사업장보다 직장 내 방역이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므로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국가적 차원에서의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은 전형적인 3밀(밀폐, 밀접, 밀집) 공간임에도 직장 내 방역 환경이 충분히 조성되지 않고 있으므로, 책상 사이 간격 확대, 사무실 내 가림판 설치, 환기시설 설치 등을 통해 일상적 사회적 거리두기가 준수될 수 있는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더불어 직장인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정상적인 직장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를 대비한 적절한 보상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며, 대다수의 코로나19로 삶에 대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는 만큼 직장인의 정신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 강구도 시급하다.
이번 조사의 책임을 맡은 가톨릭대학교 보건대학원 정혜선 교수는 “사업장에서 감염 발생 시 직장 폐쇄, 휴업 등으로 직장인 및 사업주에게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고, 기업 운영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경제 전체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므로 직장 내에서 철저하게 방역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20, 30대의 젊은 연령층에게 백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인식 개선을 통해 접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