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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2019년 5월 19일 오후 11시 30분께 경기도 부천시 자택에서 장모 B(73)씨에게 폭언을 해 정신적 학대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아내와 함께 2018년 12월부터 B씨와 함께 살았지만 아내와 장모가 자주 다투자 평일에는 호텔에서 지내고 주말에만 집에 들어갔다.
그는 B씨가 안방에 들어가 나오려고 하지 않자 방문을 발로 차며 “장모님 나오세요. 빨리요. 내가 들어가요. 좋은 말 할 때 빨리요”라고 윽박질렀다. 또 A씨는 “이 여자가 진짜. 짐승보다 못하네, 부모 같아야죠. 맨날 거짓말이나 하고”등과 같은 부적절한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심 재판을 맡은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2단독 서호원 판사는 당시 A씨의 발언이 부적절한 언행에 해당하지만 학대로는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서 판사는 “당시 전후 상황과 녹음된 대화 내용을 보면 ‘방에서 나와 이야기하자’는 취지로 피고인이 말한 것으로 보인다”며 “방에서 나오지 않으면 위해를 가하겠다는 뜻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협하는 행동을 했고 정서적 학대 행위로 보기에 충분하다며 무죄로 판단한 1심 판결은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도 1심 판결에 위법성이 없다며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일방적으로 폭언을 하거나 위협한 게 아니고 다투는 과정에서 해당 발언을 했다”며 “당시 피해자가 자신의 딸인 피고인의 아내를 밀쳤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이 일부 발언을 한 사정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B씨 진술에 따르더라도 피고인이 지속해서 폭언이나 협박을 했다거나 B씨를 유기하거나 방임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