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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부족' 홍콩 고육지책…외국인 근로자 2.7만명 받는다

김겨레 기자I 2023.06.14 10:52:55

코로나19 봉쇄 거치며 노동 인구 급감
건설 1만2000명·항공 6300명 등 투입
홍콩인 2명 고용시 1명 고용..내국인 보호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최근 3년간 코로나19 봉쇄로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홍콩이 역대 최대 규모인 2만7000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받아들일 예정이다.

홍콩 관광지 빅토리아 하버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 (사진=AFP)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이날 2만7000명의 외국인 인력을 수용하기 위해 입국 규정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건설업 1만2000명, 운송 및 물류업 8000명, 항공 산업 6300명 등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정부는 오는 7월부터 외국인 근로자의 신청을 받아 2개월 간 처리기간을 거쳐 이들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그간 선례를 고려하면 외국인 근로자 대부분은 중국 본토인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올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나선 홍콩은 심각한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020년부터 올해 초까지 강력한 코로나19 봉쇄 정책을 시행하면서 노동 인력이 대거 이탈했기 때문이다. 홍콩의 노동인구(외국인 가사도우미 제외)는 2018년 368만명에서 지난해 346만명으로 22만명(6%) 감소했다. 이 가운데 저숙련 노동자 수가 16만명에 달한다. 베르나데트 린 개발부 장관은 건설 부문에 올해 1만4000명의 인력이 부족하며 2027년에는 4만명의 일손이 부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 국제공항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보다 32% 적은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다. 스탠리 후이 홍콩 그레이터베이항공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홍콩 공항이 2019년 승객의 48%, 항공편의 60%만 감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 국적 항공사 캐세이퍼시픽도 코로나19 확산 기간 일자리와 급여를 대폭 삭감한 바 있어 만성적인 인력 부족 상태에 놓여 있다.

홍콩상공회의소, 홍콩산업연합회, 중국제조업협회는 이번 조치가 홍콩의 인력난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영했다. 반면 노동계는 내국인 일자리 잠식·임금 인상 폭 축소를 우려해 저소득 외국인 근로자 확대에 반대하고 있다.

이에 홍콩 정부는 홍콩인 2명을 고용해야 외국인 1명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내국인 근로자 보호를 약속했다. 또 외국인 근로자의 임금은 같은 노동을 하는 현지 근로자의 중위 임금보다 낮아선 안 되고, 외국인 근로자는 고용 계약이 끝난 뒤에는 즉시 홍콩을 떠나야 한다.

리 장관은 “심각한 노동력 부족 상황에서 홍콩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사회 전체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홍콩의 서비스는 더 나빠질 것이고 경쟁력은 심각하게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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