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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예견된 일이다. 우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조문을 연기하면서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켰다. 대통령실은 영국 왕실과의 일정 조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조문 참사’라는 평가를 피할 수 없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도 촌극을 빚었다. 대통령실은 순방 전 브리핑을 통해 기시다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일본 측이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대통령실의 일방적 발표 직후 격노하면서 만나지 않겠다는 반응까지 보였다. 급기야 일본 정부는 회담을 ‘간담’으로 규정하며 의미를 축소하는 굴욕을 선사했다. 한·미 정상회담은 어떠한가. 3차례의 조우를 통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한다. 애초 발표해서는 정상적인 회담을 기대케 했지만, 막상 미국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절정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행사 직후 나온 발언이었다. 이는 외신을 통해 전 세계로 퍼졌다. 또 대통령실이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야당을 지칭한 것이라고 설명해 정국 경색의 빌미를 제공했다.
의전 실수와 각종 논란으로 마무리 된 이번 순방의 결과물은 윤 대통령의 위기다. 야당과의 갈등은 격화하고 여론은 다시 싸늘하게 식었다.
위기는 기회라고 하지만, 대통령실에 이같은 능력이 있을지 의문이다. 대통령실 직원에게 “대통령이 돼라”며 책임감을 강조했던 김대기 비서실장은 이번 논란을 ‘언론 탓’으로 돌렸다. ‘남 탓’ 정권이 기회를 만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