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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당 추산 3백만…“광장 민주주의, 우리도 잘해”
3일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범보수 집회에는 자유한국당 추산 300만명이 운집했다. 당초 한국당이 예상한 100만명의 3배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광화문 광장과 시청을 넘어 숭례문, 서울역까지 사람이 찼다”고 말했다. 오후 1시 30분께 집회현장 곳곳에서 통화량이 몰려 휴대폰 인터넷 접속이 막히고 통화가 끊기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광화문역은 이날 정오께부터 집회에서 참석하려는 시민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역 내에서는 “(광화문 광장과 접하고 있는)3·4·5·6번 출구는 사실상 통행이 어렵다”며 세종문화회관 뒤편으로 연결되는 1·8번 출구를 이용해달라는 안내방송이 계속 나왔다. 인파 때문에 광화문역에서 내려 집회현장까지 도착하는 데만 30분 가까이 걸렸다.
이날 범보수 진영이 참여 인원에 촉각을 세운 것은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동 일대에서 열린 진보진영의 ‘검찰개혁 촛불집회’ 때문이다. 여권에서 해당 집회에 150만~200만명이 참석했다고 발표, 자연스럽게 이번 범보수 집회가 맞불 성격을 갖게 됐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지난주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시위하는 것 보셨나. 200만명이 맞나. 그 좁은 골목에서 200만명이 설 수 있을까”라고 반문한 뒤 “지난주 서초동에서 모인 이들이 200만명이라면 늘 우리는 2000만명”이라고 비꼬았다. 이날 한국당 발언자로 나선 한 대학생은 “광장 민주주의도 (진보진영보다) 우리가 우위에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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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는 범보수 연합형태로 열리긴 했으나 주최 측에 따라 무대를 따로 세워 행사를 진행했다. 한국당은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문재인 정권의 헌정 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라는 이름으로 집회를 열었고, 같은 시간 광화문 광장 맞은편 교보빌딩 앞에서는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투쟁본부)’가 집회를 개최했다. 투쟁본부는 전광훈 목사와 이재오 한국당 상임고문이 각각 총괄대표와 총괄본부장을 맡아 집회를 주도했다.
이날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 원내대표는 조 장관 사퇴 촉구를 넘어 문 대통령에 대해서도 맹공을 퍼부었다. 나 원내대표는 이번 사태를 ‘조국 게이트’가 아니라 ‘문재인 정권 게이트’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조국처럼 까도 까도 양파인 사람을 임명하는 것이 제정신이냐. 저는 대통령이 제정신인지 의심스럽다”며 규탄했다. 이어 황 대표는 “조국을 지키기 위해 국정을 파탄 내고 안보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를 막 없앤 것은 조국에게 몰리는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한 것 아니냐”라고 공격했다. 또 “제가 모든 것을 걸고 앞장서서 싸우겠다. 여러분 함께해 주시겠나”라고 동참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19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이학재 한국당 의원도 연단에 섰다. 그는 “19일 단식을 하면서 내린 결론은 조국 사퇴로 대한민국이 정상국가가 안된다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을 퇴진시켜야 한다. 그리고 문 대통령을 둘러싼 쓰레기 같은 패거리를 모두 쓸어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광화문 일대 집회가 끝난 뒤인 오후 3시 30분부터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며 시위를 이어갔다. 투쟁본부에 따르면 행진에 참여한 인원은 수십만명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서울광장→세종로→광화문→내자로→신교로→효자파출소 5㎞ 가량을 행진하며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