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4㎝이하 성장하면 성장질환 의심해봐야"

이순용 기자I 2014.03.11 10:38:49

박희완 교수, 뼈 연장술도 원래 길이의 15% 넘으면 위험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만일 내 아이가 친구들과 어울려 있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된다면 가장 먼저 살펴보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아닌 우리 아이의 ‘키’일 것이다. 또래보다 큰지, 작은지, 보통인지를 살펴보고 크다면 안심을, 작거나 보통이면 일단 걱정을 하게 된다. 학년이나 남녀 구분없이 걱정하는 아이 키.

어린이의 키는 전체적인 영양과 성장, 건강 상태를 말해주는 지표다. 따라서 키와 체중을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키가 전체의 3%이하 이거나 1년에 4cm 이하로 성장한다면 성장과 관련된 병적인 원인이 없는 지 살펴봐야 한다.

박희완 국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선천적인 기형, 외상이나 감염에 의한 변형, 성장 호르몬의 결핍, 유전적 요인, 불규칙한 생활 습관 그리고 만성 질환이 어린이의 정상적인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를 진행한 후 결과에 따라 어린이의 건강 상태와 나이, 환경을 고려해 적절한 치료를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만일 성장호르몬이 부족하다면 호르몬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저신장 어린이들이 호르몬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호르몬 치료가 필요한 경우 사춘기 이전, 여자 어린이의 경우 초경 전 만11~12세, 남자 어린이인 경우 만12~13세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어려서 치료할수록 효과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춘기 이전에 키 성장의 80% 가까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은별 국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성장 호르몬 치료는 시기가 가장 중요하다. 치료 시기가 너무 늦으면 효과를 보기 어렵다. 또 호르몬 주사는 매일 밤 취침 전에 맞는 것이 좋으며 이때 부모가 도와주는 것이 좋다. 성장 호르몬 치료를 하는 중에도 꾸준한 운동은 지속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저신장에 대한 수술도 관심을 받고 있다. 일명 키 크는 수술로 알려진 일리자로프 수술이다.

연골무형성증이나 골형성부전증 등 선천적 기형을 지닌 왜소증 환자와 뼈 기형을 바로잡기 위해 시작된 수술법으로 외고정 장치를 사용하여 뼈를 서서히 연장시키는 수술법이다. 종아리에 원통형의 특수한 체외 고정 장치와 골수강에 금속정을 삽입한 후 일정 길이를 서서히 연장시키며 절단한 뼈 사이에 새로운 뼈가 저절로 생겨 채워지게 한다. 3개월에서 6개월까지 연장이 완료되는 시점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수술 후 일상 생활은 가능하다.

박희완 교수는 “과거에는 이 수술이 외상과 기형에 의한 뼈 연장 및 교정에 사용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본인 키에 대해 컴플렉스로 수술을 고민하는 환자가 상당수 늘었다”고 말했다. 박교수는 지난 1980년 후반부터 일리자로프 수술 치료를 시행해 오고 있다.

그는 또 “뼈 연장수술이라고 해서 원하는 만큼 키가 커지는 것은 아니다. 수술은 상대적으로 짧은 종아리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허벅지와 종아리의 길이 비율이 맞아야 하고 근육과 혈관에 무리가 가지 않아야 한다. 이 때문에 원래 길이의 15%를 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