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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비상]휠체어 타고왔는데 증상없어 검역대 통과?…풀리지 않는 의문

안혜신 기자I 2018.09.09 17:01:23

환자, 비행기서 내려 피로감에 휠체어 요청
검역대서 '설사·발열 없고 복용 중인 약도 없다' 답변
이후 설사 증세로 삼성서울병원으로 직행
질본 "환자 역학조사 해야 명확히 알 수 있을 것"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3년여만에 발생한 9일 오전 환자 A씨(61)가 격리 치료 중인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감염격리병동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사진 = 뉴스1 제공)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3년 만에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국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환자의 공항 검역 과정에서 몇가지 의문점이 풀리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의문점이 환자가 공항에서 내려 검역대를 통과한 과정이다.

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메르스 확진을 받은 61세 남성은 지난 7일 오후 4시51분 인천공항에 도착한 비행기에서 내려 오후 5시13분 게이트로 들어왔다. 이 환자는 당시 피로감을 호소하면서 휠체어를 요청했다.

환자의 상태를 본 인천공항 검역관이 메르스 감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구체적인 질문을 여럿 던졌다. 당시 환자는 건강상태질문서를 통해 열흘 전에 6회에 걸쳐 설사를 했다는 사실과 현재는 이상이 없다고 답했다.

설사와 구토는 메르스 의심 증상 중 하나다. 하지만 환자가 검역대에서 현재 복용중인 약이 없고, 설사도 괜찮다는 답변을 해 검역관은 별도 격리조치 없이 검역대를 통과시켰다.

박기준 질병관리본부 검역지원과장은 “환자가 휠체어를 요구해 의심이 든 검역관이 메르스 증상 중 가장 핵심으로 여겨지는 발열과 호흡기 증상에 대해 물었을 때 환자는 관련 증상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면서 “설사 역시 메르스 증상 중 하나지만 설사만 있다고 해서 메르스를 의심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당시 체온조사에서도 36.3℃ 정상체온으로 나타난 만큼 당장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하기는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 환자의 다음 행보 역시 의문점이 남는다. 환자는 오후 5시38분 택시를 이용해 공항을 빠져나갔는데 이후 자택으로 가지 않고 삼성서울병원으로 직행했다. 공항 검역대에서 ‘현재 설사 증상이 없다’고 밝혔던 것과 다르게 설사 증상을 이유로 삼성서울병원으로 향한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질병관리본부 측은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박기준 과장은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한 이유 등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환자 역학조사에서 밝혀야 할 것”이라면서 “확실한 것은 환자가 공항 검역단계에서는 현재 몸에 이상이 없다고 답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밀접접촉자 22명 중 기침이나 발열 등 의심증상이 나타난 사람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부로 쿠웨이트를 메르스 오염지역으로 추가했다.

메르스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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