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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의정부 터, 국가지정 문화재 된다

양지윤 기자I 2020.07.20 09:00:00

문화재청 ''의정부지'' 국가 사적 지정 예고
조선시대 육조대로 주요 관청의 건축구성·주요건물 배치 최초 확인
2013년 유적 확인 후 7년 간 발굴조사 결실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국가정사를 총괄하던 조선시대 최고 행정기구이자 옛 육조거리에 있던 주요 관청 중 유일하게 흔적이 남아있는 의정부지(議政府址)가 문화재청 심의 끝에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된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훼손돼 흔적을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던 의정부 터(유구)의 가치가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서울시가 2013년 부분 발굴조사를 통해 옛 의정부의 유구와 유물을 처음으로 확인한 이후 7년, 2016년 본격적인 발굴조사를 시작한지 4년 만이다.

의정부지 시기별 유구 발굴 현황도.(자료=서울시)


서울시는 의정부 터에 대한 발굴조사 결과를 처음으로 공개하고,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20일 문화재 지정예고 된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지난 8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문화재위원회를 열고 의정부지를 국가 사적으로 지정하는 안을 의결했다. 이날부터 30일 간 문화재 지정 예고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 2차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 문화재 사적으로 최종 지정된다.

서울시는 2015년부터 의정부 터 발굴·정비를 위한 학술연구를 실행한데 이어 국유지 관리청인 행정안전부의 협조를 받아 4년에 걸쳐 발굴조사에 나섰다. 이 결과를 토대로 문화재청에 의정부지 국가 사적 지정’을 신청했다.

발굴조사 결과 그동안 사료를 통해 추정만 했던 의정부 주요건물 3채의 위치와 규모를 실제 유구를 통해 확인했다. 삼군부 등 조선시대 육조대로 관청들이 있던 자리가 지금은 대부분 고층건물이나 도로로 바뀌어 더 이상 흔적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조선시대 관청의 건물 배치와 규모를 실제로 확인한 귀중한 사례라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시는 영의정·좌의정·우의정의 근무처였던 정본당을 중심으로 양 옆으로 협선당(종1품·정2품 근무처)과 석획당(재상들의 거처)이 나란히 배치된 모양새를 확인했다. 또 정본당 뒤 후원에 연못과 정자가 나란히 있었던 흔적도 발굴했다.

서울시는 “주요 건물이 나란히 있고 그 뒤로 연못과 정자가 있는 후원이 배치된 건축양상은 의정부를 비롯해 조선시대 주요 관청 건축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면서 “의정부가 당시 가장 높은 격식을 자랑하는 건축물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기와 조각, 청자·분청사기·청화백자 조각 등 조선시대 유물 760점도 출토됐다.

지난 1910년 일제가 의정부 자리에 건립한 옛 경기도청사 건물 터의 벽돌 기초도 발굴됐다.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를 지나 근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역사의 층위가 확인된 것이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이 건물은 이후 1960년대까지 정부청사 별관 등으로 쓰였다가 1967년 철거했다.

유연식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사적 지정은 서울의 역사문화경관 회복의 주요 성과이자 첫 단계로 향후 문화재청,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거쳐 유구를 현 위치에 보존할 계획”이라며 “시민 누구나 관람할 수 있는 도심 속 역사문화유적으로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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