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릿속 컴퓨터'…머스크 "칩이식 환자, 생각만으로 마우스 조작"

박종화 기자I 2024.02.21 09:27:25

장기적으론 인간과 AI 연결 목표
''환자에 잘못된 희망 줄 수 있어'' 우려도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이 설립한 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에서 뇌 임플란트 수술을 받은 임상환자가 생각만으로 마우스를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20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뇌임플란트 임상시험에 관해 “ 경과가 좋고 환자는 완전히 회복한 것 같다”며 “생각만으로 마우스를 조작하고 화면을 움직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린 생각으로 가능한 많은 버튼을 누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마우스 오른쪽·왼쪽 버튼 클릭, 드래그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2016년 설립된 뉴럴링크는 뇌에 전자 칩을 이식해 컴퓨터와 연결하는, 이른바 ‘뇌 임플란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첫 인체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첫 제품명은 ‘텔레파시’로 명명됐다. 환자의 정확한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지마비 환자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뉴럴링크는 뇌 임플란트를 통해 실명이나 마비 같은 뇌·신경질환을 치료하고 나아가 인간 지능과 인공지능(AI)을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뇌 임플란트를 추진하는 회사는 뉴럴링크만이 아니다. 블랙록 뉴로테크는 뇌에 전극을 심어 이메일을 보내거나 음식을 먹는 등 생각만으로 로봇팔을 움직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싱크론도 뇌 임플란트를 통해 루게릭병으로 손을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가 센서로 글자를 쓰게 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스위스 로잔연방공대는 뇌와 척수 사이에 전기 자극을 주는 신경재활치료용 보철을 하반신 마비 환자를 다시 걷게 하는 성과를 거뒀다.

다만 안전성 논란도 여전하다. 뉴럴링크는 2021년 뇌임플란트 수술을 받은 원숭이가 비디오 게임을 하는 모습을 공개했으나 이 과정에서 일부 원숭이가 부작용으로 사망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뇌 임플란트 장치에 탑재된 리튬 배터리와 전선의 인체 유해성, 장치 제거 과정에서의 뇌 손상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아서 캐플란 펜실베이니아대 교수 등은 지난주 공개한 글에서 뉴럴링크가 임상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며 환자들에게 잘못된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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