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부회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3기 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테슬라와의 협업 계획을 묻는 질문에 “순조롭다”며 “상반기 안에는 뭔가 결론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현재 배터리 생산라인을 증설 중인 오창 2공장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4680 배터리의 본격 양산이 시작될 예정이다.
지름 46㎜, 길이 80㎜ 크기를 뜻하는 4680 배터리는 테슬라가 설계해 협력업체들과 양산한 차세대 원통형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다. 기존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는 5배, 출력은 6배 각각 높이고 주행거리를 16% 늘린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기술력을 앞세워 테슬라 전기차에 해당 배터리 공급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권 부회장은 지난해 6월 재검토한다고 발표했던 미국 애리조나주 배터리 공장 재추진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해 잠시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중단했는데 지금은 심도 있게 다시 고민하고 있고 조만간 의사결정을 할 것”이라며 “상반기 안에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일본 완성차업체 도요타와의 합작공장 설립이나 수주 논의에 대해서는 “아직 어떤 형태로 할 지는 논의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시기는 말하지 못한다”면서도 “계속 잘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주도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 시점과 관련해 권 부회장은 “올해 에너지저장장치(ESS)용이 일부 나오고 자동차(전기차용)는 2025년, 그쯤으로 안다”고 했다. 중국 업체인 CATL과의 LFP 배터리 경쟁력 우위 확보 방안에 대해서는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라며 “열심히 해야죠”라고 답했다.
이달 중순 방문한 중국 출장 성과에 대해서는 “어느 업체와 만났는지는 기밀 사항이라 말씀 못 드린다. 중국 자동차 고객도 만나고 우리 남경 공장도 가봤다”며 “꽤 괜찮게 하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올해 주가 목표 관련 권 부회장은 “주가는 노력한 만큼 나온다”며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전날 종가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57만5000원으로 지난해 7월에 35만2000원까지 내려가며 역대 최저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63.35% 오른 상태다.
권 부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주주들에게 “유가증권 시장 상장은 뜻깊고 영광스러웠다”며 “지난해 영업이익 1조2000억원의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고 올해 어떤 환경에서도 탁월한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자신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연간 매출을 지난해 대비 25∼30%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5조5986억원, 1조2137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는데 올해 이를 다시 뛰어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올해 글로벌 생산능력을 300GWh(기가와트시)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고성능 순수 전기차 약 4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글로벌 수요 대응을 위한 설비투자(CAPEX)는 전년(6조3000억원) 대비 50% 이상 증가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LG에너지솔루션의 수주 잔고는 385조원이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신임 사외이사로 박진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을 선임했다. 박 전 차관은 현재 고려대 기업산학연협력센터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행시 34회로 공직에 들어선 이후 줄곧 통상 분야를 맡아 왔다. 이 밖에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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