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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2018년 9·21 합의를 깨고 급여의 70%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무기한 휴직을 통보받은 쌍용차(003620) 복직 대기자들이 심각한 불면증을 겪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지난 1년 동안 우울이나 불안 장애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쌍용자동차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복직 유예가 당사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복직 대기자 46명 중 36명이 참여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86.1%는 극심한 불면증을 호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기한 휴직을 통보받은 지난 2주일 동안 충분한 수면을 취했는가’는 문항에는 36.1%가 ‘하루도 못 잤다’, 61.1%는 ‘하루 이틀밖에 못 잤다’고 답했다.
2009년 경영난을 이유로 전체 임직원의 36%인 2600여명을 해고한 쌍용차는 지난 2018년 9월 쌍용차 노조와 해고자 복직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작년 7월 1일부로 46명을 복직시켜 6개월간 무급휴직 이후 연말쯤 부서배치를 하기로 했지만 지난달 24일 사측은 경영난을 이유로 무급휴직 중이던 46명에게 ‘무기한 유급 휴직’ 결정을 내렸다.
복직 대기자들은 또 우울증 수준의 불안심리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1년 간 우울이나 불안장애가 있었다는 사람이 전체의 69.4%였다. 2주 이상 연속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슬펐거나 불행하다고 느꼈다는 비율도 전체의 61.1%를 차지했다.
대기자들은 쌍용차가 지원금을 더 받으려 무기한 휴직을 강행했다고 질타했다. 앞서 쌍용차 측은 “판매 목표치를 훨씬 밑도는 상황에서 사무직들도 순환 휴직(급여 70% 보장) 등 고통을 분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복직 대기자들은 사측 입장에 반발했다. 설문에 응한 32.4%는 ‘정부를 압박해 쌍용차 지원금을 더 받아내기 위해’, 26.5%는 ‘상여금·성과금 반납 등 고통분담에 대한 현장의 불만을 복직자에게 돌리기 위해’ 회사와 기업노조가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응답했다.
한편 복직 대기자 88.2%는 평택공장 출근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사측은 이들이 평택 공장으로 출근하는 것은 막지 않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