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국내 대표적인 디지털 콘텐츠 산업으로 손꼽히는 7조원 규모의 온라인게임 산업이 성장 정체에 빠졌다. 대형 업체들이 보수적으로 사업을 전개하면서 신작게임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어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업계 1위인 넥슨을 제외한 대형 게임사들은 신작게임에 대한 투자를 거의 중단한 상태다. 중소 개발사의 게임을 대신 서비스하는 퍼블리싱 계약 역시 얼어붙었다.
엔씨소프트는 넥슨이 지분을 인수한 후 넥슨과 사업이 겹치는 게임에 대한 계약을 철회했으며 개발 중이던 신작게임 프로젝트도 중단했다. 그동안 공격적으로 신작게임을 확보해
퍼블리싱에 나섰던 NHN도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일부 게임은 서비스 계약을 해지하기도 했다. 네오위즈게임즈 역시 ‘크로스파이어’와 ‘피파온라인’ 등 주요 게임의 재계약 문제를 두고 갈등을 겪으면서 신작 확보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 개발사를 통해 게임을 출시했던 중소개발사도 비상이 걸렸다. 중소 개발사들의 대부분은 게임을 유통하고 운영할 여건을 갖추지 못해 개발한 게임을 아예 시장에 내놓지 못할 처지다.
이와 함께 온라인게임 산업의 ‘허리’를 담당했던 중견 게임사들은 스마트폰 게임 개발로 사업방향을 틀고 있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주요인력을 스마트폰 게임에 집중하며 스마트폰 게임 개발사로 체질을 바꾸는 중이며 그라비티 역시 스마트폰 게임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겠다고 밝혔다. 웹젠도 스마트폰 게임 개발 자회사를 만들어 모바일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위험 부담을 안고 게임을 자체 개발하기보다 중국 온라인 게임을 들여오는 경우도 많다. 드래곤플라이는 중국 게임 ‘반 온라인’을 들여와 서비스하고 있으며 엠게임 역시 지난 6월부터 중국의 무협게임 ‘용온라인’을 국내에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활발하게 신작게임 개발을 담당했던 중견 개발사들이 스마트폰 게임 개발에 집중하거나 중국 게임을 들여와 서비스하면서 상대적으로 국산 신작 게임 개발도 줄어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작게임 개발이나 퍼블리싱이 위축되면 온라인게임 시장이 성장할 수 없다”며 “투자 위축으로 신작게임이 줄고, 신작게임이 줄어 매출과 이익도 감소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