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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인천지역 학교 등에 따르면 북부교육지원청 평생교육건강과는 이날 오전 부평지역 초·중학교 60여곳 교장이 속해 있는 단체카톡방에서 체온계 대여를 요청했다.
평생교육건강과 직원은 교장 단체카톡방에서 “긴급 협조 부탁드립니다. 오늘 인천시장님과 구청 행정국장님 영상회의 결과 주일 예배드리는 교회에 대하여 각 구별 발열 체크에 필요한 체온계를 오늘 중으로 임시 대여하고자 하오니 각급 학교에서 오늘 수거 가능하도록 협조 부탁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또 “우리교육청 비상상황실에서 개별 협조 전화드리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카톡글은 일부 교장을 통해 부평지역 초·중학교 보건교사들에게 전달됐다. 이 글을 받아본 보건교사들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 학교 중요 비품인 체온계의 분실, 파손을 우려했다.
부평지역 A초등학교 보건교사는 “교육지원청이 공문도 아니고 카톡으로 학교 비품을 빌려주라고 요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갑질도 이런 갑질이 없다”며 “체온계를 빌려줬다가 분실되거나 파손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말했다.
B중학교 보건교사는 “교장으로부터 비접촉식 체온계를 빌려주라는 말을 들었다”며 “비접촉식 체온계는 비싸서 학교마다 몇 개 갖고 있지 않은데 이런 물품을 교육지원청 카톡 지시로 빌려주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보건교사는 “교육지원청 지시로 교사들이 주말인 오늘 학교에 가야 하는 것이냐”며 “이러한 즉흥적인 행정은 학교에 혼란과 피해를 준다”고 밝혔다.
일부 학교에서 반발 전화가 걸려오자 북부교육지원청은 이날 오후 체온계 대여 요청을 취소했다.
북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단체카톡방에서 해당 문자를 보낸 뒤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카톡글 발송 뒤 일부 학교에 개별 연락해서 체온계 대여를 요청하려고 했는데 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구청 발열검사에 협조하려고 했던 것인데 학교에 혼선을 줘 죄송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