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서 한 달간 실종됐던 30대 구조...“벌레·빗물 먹으며 버텨”

이재은 기자I 2023.03.02 09:33:37

아마존 정글로 사냥 갔다가 일행과 떨어져
가끔 야생과일 먹고 빗물 모아 마시며 버텨
“오랜 시간 지났음에도 사람들이 찾아”
“믿을 수 없어…새 삶 주신 신께 감사”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친구들과 함께 남미 아마존 정글에 사냥을 갔다가 실종됐던 한 남성이 약 한 달 만에 구조됐다.

남미 아마존 정글에서 실종 31일 만에 구조된 조나탄 아코스타(30)씨가 현지 매체인 유니텔 TV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1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일간지 엘데베르와 엘디아리오 등에 따르면 코코아 농부인 조나탄 아코스타(30)씨는 지난 1월 25일 친구들과 볼리비아 북부 아마존 정글에 사냥을 나섰다가 실종 한 달여 만에 구조됐다. 그는 일행과 떨어지며 행방이 묘연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만약 이번 사건이 확인된다면 아코스타씨는 아마존에서 가장 오래 생존한 사람들 중 한 명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코스타씨는 현지 방송인 유니텔 TV와의 인터뷰에서 “울창한 나무들과 가시덤불 사이에서 길을 잃은 채 동료를 찾기 위해 애썼지만 소용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탄총 한 정, 탄약통 한 개와 마체테(날이 넓고 긴 칼)와 손전등을 갖고 있었다며 나름대로 방향을 잡아 움직이면서 생존하기 위한 먹거리를 찾아야 했다고 말했다.

아코스타씨는 아주 가끔 야생 과일을 먹을 수 있었지만 허기를 달래기 힘든 순간이 수시로 찾아왔다며 이때 “벌레와 곤충을 먹으며 버텼다”고 밝혔다.

또 신고 있던 신발을 벗은 뒤 빗물을 안에 모아 마시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때로는 재규어 같은 맹수와 마주치는 상황도 있었는데 유일한 무기인 산탄총과 탄약으로 동물을 쫓아낼 수 있었다고 했다.

이러한 방법으로 생존한 아코스타씨는 일행과 떨어진 지 31일째 되던 날 수색대를 만나 구조됐다. 발견 당시 그는 발목 탈구와 탈수 증상이 있었으며 체중은 17㎏가량 빠진 상태였다.

그는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사람들이 여전히 저를 찾고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새로운 삶을 주신 신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살아남기 위해 해야 했던 모든 일을 믿지 못할 것”이라며 영원히 사냥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아코스타씨 일행을 상대로 그의 실종 경위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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