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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서 손뗀 머스크, 3년만에 中방문 등 광폭 행보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달 25일부터 전날까지 11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44.4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11거래일 연속 상승은 2021년 1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123.18달러와 비교하면 올해 들어서만 98.4%, 2배 가까이 급등해 지난해 10월 초에 기록한 전고점(250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시가총액도 약 7746억달러(약 1002조원)로 불어났다.
테슬라의 주가는 올해 초 기술주 랠리 당시 크게 상승했으나 가격경쟁 심화·고평가 논란·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실망스러운 1분기 실적 등이 겹치면서 하락했다. 하지만 머스크가 지난달 11일 트위터 CEO를 사임하고 다음날 린다 야카리노 전 NBC유니버설 광고·파트너십 대표를 트위터 CEO로 선임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상승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지난달 말 머스크가 3년 만에 중국을 직접 방문해 사업 확장을 논의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며 급등세가 본격화했다.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의(CPCA)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5월까지 중국에서 38만 2000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77% 증가한 규모다.
테슬라는 중국 이외 지역에서도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중국 이외 지역(80개국)에서도 테슬라는 올해 1~4월 전년 동기대비 51.5% 증가한 37만 4000대를 인도했다.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20.9%에서 23.4%로 확대해 1위를 유지했으며, 2위 폭스바겐(13%)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미국에선 테슬라 점유율이 약 65%에 달한다.
◇‘전액 보조금’에 주가 급등…차익실현 시점에 또 호재
미국에서는 주력 판매 차종인 ‘모델Y’에 이어 ‘모델3’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7500달러 보조금을 전액 지원받을 수 있게 된 것이 최근 주가 상승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는 진단이다. 기존엔 중국 CATL의 배터리를 탑재한 2개 라인업엔 3750달러의 보조금만 제공됐다.
테슬라 주가가 지난 7일까지 9거래일 연속 상승하자 시장에선 차익실현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심리가 확산했다. 하지만 이 때 또 다른 겹호재가 터졌다. 지난 8일 GM은 테슬라의 자체 전기차 충전소인 ‘슈퍼차저’를 함께 쓰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미국 내 전기차 급속충전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다. 포드에 이어 GM까지 슈퍼차저를 이용하기로 하면서 향후 매출 성장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의 앨릭스 포터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충전소에서만 내년부터 2030년까지 30억달러, 2032년까지 54억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추산했다.
같은 날 테슬라가 사이버트럭 생산에 돌입할 것이란 보도와 테슬라가 스페인 정부와 기가팩토리 건설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도 동시에 전해졌다.
퓨처펀드의 개리 블랙 파트너는 최근 트위터에서 ‘테슬라의 주가를 높이는 요인’이란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하며 △가격인하 및 제너럴모터스(GM) 충전소 이용 △IRA에 따른 7500달러 세액공제 △인공지능(AI) 열풍 △사이버트럭에 대한 기대 등을 제시했다. IRA에 따른 세액공제 혜택이 42.9%로 가장 많은 득표를 얻었고, AI 열풍(23.4%), 사이버트럭(17.2%), 가격·GM 충전소 이용(16.5%)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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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다시 세계 부호 1위로…LVMH 회장과 격차 벌려
테슬라는 AI 관련 수혜주로도 주목받고 있다. 테슬라가 그동안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적으로 개발해온 데다, 머스크가 과거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에 투자한 바 있어서다. 머스크는 지난 4월 챗GPT에 맞설 새로운 AI를 만들겠다며 ‘X.AI’를 설립했다. 이외에도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하며 기술주에 투자자금이 다시 몰리기 시작한 것도 테슬라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한편 포브스지에 따르면 머스크의 재산은 지난 9일 기준 2202억달러로 세계 부호 순위 1위를 기록했다. 2위인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2154억달러)과는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