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관리 부실에…35년 된 공군 항공관제레이더, '늑장' 교체

김관용 기자I 2020.06.28 14:16:01

방위사업청, 스페인 인드라와 700억 계약 체결
11개 공군 비행단 노후 항공관제레이더 교체
80년대 도입 레이더, 2006년부터 교체 추진했지만
사업관리 부실로 15년 지난 이제서야 구매 계약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전국의 공군 비행단 11곳에 설치된 항공관제레이더(ASR)가 드디어 교체된다. 1980년대 도입한 항공관제레이더가 노후화 해 15년 전부터 진행되던 교체 사업이 이제서야 이뤄진 것이다. 28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최근 스페인 인드라사(社)와 약 700억 원 규모의 항공관제레이더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항공관제레이더는 공군기지 내의 관제구역에서 항공기의 안전한 이·착륙을 위해 관제임무를 지원하는 필수 비행안전장비다. 관제사가 공역 내의 모든 항공기를 동시다발적으로 감시할 수 있도록 입·출항 항공관제기능을 수행한다.

현재 공군에서 운용하고 있는 항공관제레이더는 제1전투비행단과 11전투비행단에 1986년에 처음 도입한 것이다. 이후 다른 비행단에도 차례로 9개를 더 설치했다. 이 레이더의 수명은 15년이기 때문에 1비와 11비의 레이더는 2001년 사용기한이 끝났다. 다른 비행단의 레이더 역시 일부 부품을 교체해 수명을 9년 더 늘렸지만 이마저도 지난 상태다.

당초 공군과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006년 항공관제레이더 교체 필요성에 따라 국내에서 연구 개발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방사청은 5년 뒤 국내 방산업체로부터 레이더를 구입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국내 한 방산업체가 레이더 사업을 수주했지만, 2015년 가격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돌연 사업을 포기했다. 이후 방사청과 국방기술품질원은 2017년 한 연구기관에 선행연구를 맡겼고, 외국 레이더를 수입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군 당국의 사업관리 부실 지적이 제기된 이유다.

이에 따라 현재 공군 비행단의 항공관제레이더는 수명주기가 초과해 장비 노후화가 심각할 뿐만 아니라 단종으로 인한 부품 확보의 어려움, 조달 기간 증가 및 단가 상승에 따른 운영유지비용 상승, 공군 작전 위험성 증가 등으로 장비 교체가 시급한 실정이었다.

스페인 인드라사의 항공관제레이더(ASR) [사진=방위사업청]
이번에 새롭게 도입되는 항공관제레이더는 최신 기술로 제작된 반도체 방식의 레이더와 항공교통관제(ATC)장비를 포함한다. 레이더는 지상에서 발사한 전파를 기체에서 다시 반사해 보낸 정보로 항공기의 방향과 거리를 감지하는 일차감시레이더와 지상에서 보낸 질문 신호에 항공기가 응답해 방위, 거리, 고도, 식별 코드 등 운항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이차감시레이더로 구성된다.

이들 레이더를 통해 얻은 비행 정보는 항공교통관제 장비를 통해 항로교통관제소와 정보를 교환한다. 특히 이차감시레이더가 보낸 질문 신호에 응답하지 않는다면 적기로 분류해 군이 대응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

김태욱 방위사업청 감시전자사업부장(공군준장)은 “이번 새로운 시스템 구축으로 공군기지의 항공작전 임무를 지원하고 더 안전한 운항과 항공 관제 임무 수행의 효율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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