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비타민 B1 섭취가 적으면 오래 잘 가능성이 1.5배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평소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이 비타민 B1을 적게 섭취하면 과다 수면 가능성이 더 커졌다.
20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연세대 의대 정선재 교수팀(예방의학)이 2012년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참여한 성인(19 ~64세) 남녀 1만5,384명을 대상으로 비타민 B1 섭취와 수면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티아민 섭취와 긴 수면시간의 관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는 예방의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정 교수팀은 연구 대상을 각자의 수면시간에 따라 짧은 수면 그룹(하루 7시간 미만 수면)ㆍ정상 수면 그룹(하루 7∼8시간 수면)ㆍ긴 수면 그룹(하루 8시간 초과 수면) 등 세 그룹으로 나눴다. 전체 성인 중 짧은 수면 그룹의 비율은 40%, 긴 수면 그룹 비율은 9%였다.
정 교수팀은 연구 대상을 개별 하루 비타민 B1 섭취량에 따라 네 그룹으로 분류했다. 비타민 B1의 중간 섭취량이 가장 많은 그룹(Q4)은 하루에 2.0㎎을 섭취했고 다음 그룹 각각 1.8㎎ㆍ1.7㎎ㆍ1.5㎎을 섭취했다. 네 그룹 모두 비타민 B1의 하루 최소 섭취량인 약 1㎎보다는 섭취량이 많았다.
긴 수면 가능성은 비타민 B1을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보다 두 번째로 많이 섭취한 그룹이 1.1배, 세 번째로 많이 섭취한 그룹이 1.2배, 비타민 B1을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이 1.5배 높았다.
정 교수팀은 논문에서 “비타민 B1을 적게 섭취하면 긴 수면을 할 가능성이 컸다”며 “특히 알코올 섭취가 많은 성인에서 이런 경향은 더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비타민 B1의 섭취가 가장 적으면서 고위험 음주자이면 긴 수면 가능성이 1.8배에 달했다.
정 교수팀은 논문에서 “비타민 B1은 세포 내 에너지원인 ATP 생산을 위한 보조 효소”이며 “음주가 잦으면 비타민 B1 대사를 방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비타민 B군의 일종으로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B1(티아민)의 섭취가 부족하면 각기병 등 건강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밀ㆍ쌀과 같은 작물에 풍부하지만 제분하면 그 양이 많이 감소한다. 우리나라 성인의 38.4%가 2020년 추정된 평균 요구량보다 비타민 B1 소비가 적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