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갱년기는 중년 여성들이 겪는 큰 고민 가운데 하나다. 증상이 심해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겪는 수준이라면 적극적인 치료 자세를 갖는 게 중요하다. 특히 겨울철이 되면 갱년기 증상이 더욱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 만큼 관심을 갖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갱년기는 노년기로 접어드는 시기에 발생하는 신체적인 변화를 말한다. 남녀 모두에게서 나타날 수 있지만 주로 여성들이 갱년기 장애로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월경이 없어지는 폐경을 맞이하게 되며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어 신체적, 정신적인 변화 나타난다. 사람마다 차이를 보이지만 일반적으로 40대 후반에서 50대 중 후반에 걸쳐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갱년기 장애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39만 352명으로 집계됐다. 매년 약 40만 명의 환자가 갱년기장애로 치료를 받고 있다. 연령별로 보면 50대 환자 수가 23만 3,018명으로 전체 환자의 60%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60대 환자는 9만 7,546명으로 두 번째로 많았으며 40대 환자가 5만 5,180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갱년기 증상의 원인은 여성의 생식기관인 난소의 노화와 관련이 있다. 난소에서 생성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은 월경을 조절하고 뼈 건강을 유지하는 등 여성 건강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하지만 이 같은 여성호르몬이 노화로 인해 생성과 분비가 줄어들면서 몸 상태의 변화가 느껴지게 된다.
갱년기는 폐경을 전후로 일정 기간 이어진다. 보통 마지막 생리 이후 1년간 생리가 진행되지 않은 경우를 폐경이라고 한다. 갱년기에 접어든 여성들이 가장 많이 느끼는 증상 중 하나는 얼굴이 붉어지며 화끈거리는 안면홍조다. 얼굴 외에도 목, 머리, 가슴 부위까지 열감이 나타나며 이유 없이 식은땀이 흐르기도 한다. 이로 인해 밤에는 쉽게 잠이 들지 못하게 되고 신경질적으로 정서가 변하기도 한다. 또, 여성호르몬의 감소로 뼈의 밀도가 낮아져 골다공증의 위험이 커지게 되고 근육과 뼈에 통증이 자주 발생하게 된다.
특히 겨울철에는 실내외의 높은 기온 차로 인해 얼굴이 붉어지는 안면홍조 증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 겨울철 빙판길 낙상사고 역시 뼈가 약해져 있는 갱년기 여성들에게는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겨울철 외출 시에는 적정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복장을 갖춰 몸이 느끼는 실내외 온도 차를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하다. 근력을 강화할 수 있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은 낮아진 골밀도를 대체해 골절 같은 치명적인 부상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세란병원 산부인과 서은주 과장은 “갱년기 증상은 개인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게 되며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수준이라면 병원을 찾아 치료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며 “치료로는 호르몬 대체 요법이 주로 진행되는데 갱년기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들을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운 겨울 두드러지는 갱년기 증상은 불안감과 우울감 등을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관리에 더욱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폐경과 갱년기는 누구나 경험하는 과정이므로 불안해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갱년기를 극복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